1.
감정은 보이지 않는 힘(조물주? 유전자? 그것이  무엇이었든지간에)이 개체를 최대한 생존시키고 번식시키기 위하여 뇌속에 저장시켜놓은 감정이다.

2.
그러나 생존과 번식은 때때로 상충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우리의 감정은 때로 고장을 일으켜서 목적없이 우울과 불안같은 불쾌의 감정이 들기도 한다.

3.
우리는 이성의 힘으로 감정을 조절할수 있다. 한번 일어난 감정은  없어지라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번 일어난 감정은 가라앉을때까지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한다. 그 감정에 대한 이차적 판단과 그에 의해 파생되는 이차적 감정이 지속되는 악순환을 차단할 수 있다.

이성으로 감정을 조정한다는 것의 의미는 ,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나의 견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일차적인 감정이 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것이다.

4.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정신의 힘을  체감한 것은 이번 공황장애를 극복하는 경험에서였다. 그런의미에서 공황장애는 실로 축복이었다.

나는 나의 무의식, 이라기보다는 자동화된 비합리적인 사고에 대응할수 없다는 무력감이 있었다.

이제는 안다. 수영처럼 올바른 사고도 배움과 연습으로 익힐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5.

Posted by 무가당씨

1.
요새 ㅈㅎ와 엄마에 대해서 이슈가 조금 생기면서 집에 가야할까. 3시간이라도 집에가서 엄마와 ㅈㅎ를 조금 돌보아주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일단은 아직 나도 충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니 나 스스로를 조금 돌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 요새 나를 돌본다는 것은, 심리서적을 읽고 그 서적에서 요구하는 워크북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지행동치료,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심리도식치료 등을 아울러 여러 책들을 읽고있다. 나의 바이블과도 같은 책은 옥스포즈 출판사에서 발행된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워크북"이다. 그 책에서 설명하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을 바탕으로, 아직 질병으로 발현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나를 불편하게 했던 나의 마음의 습관을 하나씩 고치고 있는 중이다.

2.
새로 발견한 개념은 변증법(bialectical) 행동치료, 인데,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내게 적용할 만큼 나의 정신역동잉 병리적이진 않지만, 그 개념 자체가 너무나 마음에 든다. 자기 자신의 현재 상태를 수용 하면서도, 변화를 꾀한다는 개념이다. (추가 비슷한 개념이 자존감에 이르는 10단계 라는책에 나오는 역설적 자기수용 이라는 것에도 포함되는 것 같다) 나는 어렴풋이 이 두가지가 모순된다는 점을 느끼고 있었고, ㅂㄹ 스님에 대한 어떤 사람의 질의도 그것이었다. 나는 더 나아지고 싶은데, 지금 이 상태를 인정하면 더 나아질수 있는가, 하는 어쩌면 전형적이고 너무 당연한 고민이다. 사람들이 괴로워 하는 것은 그들이 정말 너무나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서인 것이다. 상승심리과 타인과의 비교가 사람을 우울하게 하고 불안하게 한다.반대로 그러한 결핍은 사람을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도 분명히 되는 것이다.

3.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쓰여진 대중서인 번즈 박사의 feeling great에서도 그러한 개념이 나온다. 내담자들에게, 과연 당신에게 우울혹은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는 버튼이 있다고 하면 그 버튼을 누르겠는가, 라고 물어보았을 때,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한 사람들은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안과 걱정은 애초에 그 자체의 순기능이 있는, 목적이 있는 존재인 것이다. 위험으로 부터 본인을 보호하고, 미래를 대비하게 하는 알람ㅇ로써 부정적 감정은 존재한다. 부정적 감정은 현재 상태에는 문제가 있다는 일종의 알람이다. 문제는 알람의 '오"작동이지, 알람 자체를 꺼버리면.. 과거 봤던 다큐멘터리에서 알람의 오작동이 번거롭다고 비행기 자동항법장치의 알람을 꺼버린 조종사들이 있었다. 결과는 비행기 추락, 이었다.

4.
어쨌든, 엄마의 우울은, 나의 불안은, 우리가 가진 어떤 인지오류에서 발생한다. 그 인지오류를 우리가 굳게 믿고 있던 이유는, 그러한 인지들이 이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때로 도움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 시험을 잘 봐야만 해.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내 인생은 완전히 망가지고 말아. 와 같은 거의 공포에 가까운 믿음을 바탕으로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왔다.

사랑과 인정에의 욕구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진사회성과 사랑, 인정에의 욕구를 바탕으로 진화하여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그 자체의 성질, 번식과 생존으로 향하는 자동항법장치인 쾌와 불쾌를통해 나의 유전자는 나의 행동을 통제한다. 나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이롭다고 생각되는 쪽으로 쾌, 를 느끼게 하고 불리하게 생각되는 방향으로 불쾌,를느끼게 한 것이다. 인간은 사랑받고 싶어한다. 인정받고 싶어한다. 성공하고 싶어하고, 우월하고 싶어한다. 타 집단으로 부터 승리하고 싶어한다.

5.
인간의 도덕과 윤리, 신성이라고 생각된 신체와 영혼을 분리해서 생각했던 과거의 개념으로부터 ,인간의 정신적이라고 생각되는 특성들ㄷ 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동물로써의 본능이라는 개념이 나에게 준 위안은 몇 가지가 있다. 그것은 첫번째,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구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생존본능이구나. 두번째는, 아 그렇지만 드물게 인간은 이타적이기도 하구나. 그것도 역시 생존에 필요한 특성이구나. 나 같이 타인에 대한 공격성이 부족하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하는, 공존하고 싶어하는 이 본능도 도태되어야 하는 열등한 본능이 아니라, 이 역시 생존에 필요한 본능이었구나. 나 자신을 비난하고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와서 너무나 편안해졌다.

6.
마찬가지로 내가 우울하다는 것 자체, 불안하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고 부끄러워하던 나에서 벗어사서. 아. 어쨌든 나의 우울과 불안도 쓸모가 있는 감정이었구나. 내가 마냥 고장난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위해서만 너무 노력하다보니 그 반대급부도 더 커졌던 것이구나. 이제라도 그 반대까지도 돌보면 나는 현재에도 괜찮고, 미래에는 더 나아지는 사람이 되겠구나. 그 모순적인 것들이 가능하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깨달음은, 인간의 몸 속에 프로그램화된 기쁨과 슬픔이 생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라면, 생존과 번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쾌의 감정을 최대한 많이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차적인 부정적인 감정이 과대화 하는 것만 경계하면 된다.

7.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은 다음과 같다.

-부정적 감정에 대한 BYOCT(Be Your Own Cognitive Therapist)작성하기 . 불안 뿐만이 아니라 우울에 대해서도.
-BYOCT작성을 통해 핵심적 인지오류, 논박하기 힘든 최종 핵심 믿음을 찾아보기
- 논박하기 힘든 최종 핵심 믿음이란 대체로 강박적 믿음(should)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만큼은 도저히 논박할 수 없다는 믿음,
그것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두려움은 스키마 치료 (삶의 덫 치료)를 위하여 감당하고 살아가도록 한다.

8.
가장 벗어나기 쉬웠던 것은 공황장애, 였던 것 같다. 급작스럽고 심한 강도만큼이나 나의 사고오류를 발견하고 교정하는 것도 쉬웠다. 예를 들어 나의 불안의 구성요소인 생리적 반응(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운 느낌, 이인감, 통증, 위장장애) 등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 이러한 증세가 공황장애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 그리고 공황 자체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

9.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하며, 지식화 방어기제를 생각하다, 다시 현실, 나의 마음, 내가 처한 상황으로 돌아온다. 도망가지 않고. 현재 엄마에게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언니의 안위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엄마는 언니에게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까봐 걱정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차적인 아빠에 대한 염려와 분노를 소화하기 힘들어 보인다.엄마가 닥친 문제에 대한 해결 자원이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엄마는 정말 잘 "기능"해왔다. 이제는 엄마도 늙고 한계에 부딪힌 것 처럼 보이는데..가능하다면 엄마에게 항불안제, 항우울제라도 처방을 해 드리면 좋겠다. 오랫동안 잘 버티셨지만 이제는 한계인지도 모른다. 내 정신건강이 호전된 것에는 수많은 이유가있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ㅈㅇ 이의 정방향으로의 성장에 기인한 바가 크다. ㅈㅇ이의 공부, 사회성, 건강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마음의 주름이 펴진바가 크다. 그런데 엄마는.. 다 큰 언니의 고통을 목격? 하고 있으니.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모르겠다.고통스러우시겠지. 자녀의 고통앞에 무너지지 않을 부모가 어디있으랴.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심지어 자녀가 죽은자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ㅂㄹ 스님이 이야기한다. 행복은 불행하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쾌락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일단 불행하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건강이란 병들고 고통스럽지 않은 상태인것 처럼. 우리 엄마아빠도 불행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불행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10.
살아있어서 행복하다.
어떤 형태든 나는 살아있어서 행복하다.
살아만 있다면, 무엇이든 다 괜찮다.

11.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인간은 우월성 본능이 있다. 잘 하자. 외적 조건을 갖추는 것은 내가 행복한 것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현재도 괜찮다.

지금 다이어트 중인데 오늘 아침에 61.6kg를 찍었다.오예. 기분이 정말 좋았다. 다이어트 법은 16:8 간헐적 단식인데, 발이 어려워서 그렇지 아주 쉽다.새벽 6시에서 오후 2시까지만 먹고, 오후 2시 부터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물을 제외하고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일단은 3개월간이다. 얼마전 나는 내가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따는 것을 발견했다. 메이크업을 하고 헤어를 부지런히 관리하기로 했다. 1년에 3번은 미용실에 가고, 매일 저녁 괄사 마사지를 할 것이다. 주기적으로, 적어도 2주에 한번은 고터나 기타 spa브랜드에 가서 쇼핑을 하겠다.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 현재를 수용하고, 만약 정말 나의 외모가 열등하다고 해도 그러한 외모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한가지와, 어쩄든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하다.






Posted by 무가당씨

1.
오랜 투쟁 끝에 내 삶의 전반부가, 내 삶의 베이스캠프가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오래 나는 현재의 나를 미워하고 부끄러워 하면서, 내일을 향해, 손에 잡히지 않는 완벽한 내일의 나를 위해서 달려왔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모든 것이 허무하고 의미없어지면서, 아무것도 노력하고 싶지 않고, 끝없는 현재에만 머물러 있고자 하는, 더이상 희망을 갖기에는 더 나은 무엇인가를 꿈꾸기에는 좌절과 실패와 들어가는 노력이 두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두 가지 모두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였다. 매일의 삶이 버거웠고 아침에 눈 뜨기 어려운 상태가 이어졌다. 나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일을 쉬지 않았고,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사회적인 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렇지만 어딘가 방향이 틀려 있는 것만 같았다. 결국 작년 6월에 공황장애가 터졌고, 나는 미래가 얼마나 더 안좋아질까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2.
작년 3개월간 공황장애 약을 먹고, 조심스레 약을 끊었었다가, 많은 것이 좋아진채로 살다가, 다시 뭔가 불안이 엄습하고, 공황장애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다가.. 문득, 어느 순간, 반짝, 번쩍, 하는 깨달음이 왔다. 나의 두려움이 모든 것을 불러오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깨달음이긴 한데. 나의 신체증세에 대해서, 공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다시 약을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공황발작이 다시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나를 공황장애로 몰고가고 있다는 깨달음이 왔고, 그 두려움을 이긴 모든 합리적인 생각들이 이전의 두려움을 대체했다. 이 신체증세들은 공황발작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안이란 떠오른 후에 알아채면, 우리 피속에서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과 노어아드레날린으로 잠시 존재하다가 사라진다, 공황은 편두통처럼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직면하면 직면할 수록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증명된다. 등등.

3.
인지 오류, 즉, 내가 무엇을 "잘못"믿는다가, 나의 삶을 어떻게 나쁜 쪽으로 몰고가는지를 내가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믿음이란 것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를 깨닫자, 나는 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잘못 믿고 있는지, 즉 내게 어떤 자동적인 부정적 사고가 있는지를 파헤쳐보기 시작했다. 내가 나쁜 "기분"이 들 때, 왜? 를 끝없이 파고 들었다.특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불안이나 우울에 대해서. 그리고 그 믿음을 교정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효과는 드라마틱했다. 방법을 찾아서 익히자, 그것을 연습해서 나의 새로운 습관으로 대체하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4.
작년 이맘때쯤이 떠오른다. 나의 인간관계와 아이의 인간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상처받고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며 그 와중에도 다시 일어서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던 내가 떠오르다. SSRI를 끊자마자 치통이 너무 심해져서 일주일에 1-2회씩 치과에 다니고, 그 와중에도 일주일에 한번씩 정신과에 방문하고. 그러면서 계속 일하면서 엄마들과 아이들 플레이데이트 노력하고. 올해 1월에 조금 우울했었다. 그 전후로 친구들을 만났는데 반가우면서도 왠지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 누구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었다.

5.
좋은 선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시발점은 2월에 새벽수영을 시작하면서 부터였다.그것이 나의 핵심 습관이었다. 화/목에 새벽수영을 하자, 화/목에 지각하는 습관이 사라졌다. 주2회씩 운동하고 샤워를 하자 나의 몸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기고 청결한 기분이 좋았다. 5월엔가부터 오전 수영까지 추가로 시작했다. 오전 수영을 끝나고 사람들과 차한잔씩 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웠다.예쁘고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극도 받았다. 모든 긍정적인 변화들이 새벽 수영을 하면서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ㅇㅇ 엄마를 만나서도 친해졌고, ㅇㅇ와 같이 아이들 놀이터에서 놀다가 사람들이 한 사람씩 모여들어서 아이들 엄마 모임도 생기고 아이들끼리도 정말 많이 친해졌다. ㅈㅇ이는 1학년때와 전혀 다르게 아이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똑똑한 아이로 인정받아서 잘 지내고 있고 모든 것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6.
핵심습관 (새벽 운동)이 확실한 습관이 되면서 이제 모든 것이 좋아지나..? 하는 어떤 밤에, 다시 불안이 엄습해왔다. 아마도.. 지금의 행복? 평안함이 계속 가려나.. 하는 부정적인 믿음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올 여름에 하도 여러군데 낯선 곳을 돌아다니고 놀면서 무리해서일수도 있고. 점점 항불안제의 투약량이 늘어나더니 (처음엔 여행가서 하룻밤 정도씩 복용하게 되었었다) 여행 가지 않은 일상에서도,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항불안제를 복용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다가 운명의 그 날 밤이 왔다.

7.
자다가 새벽 3시에 극심한 불안에 잠을 깨었다. 새벽 테니스레슨이 잡혀 있을 때였다.테니스를 하면서 숨이 차고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그것이 다시 공황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예기 불안에, 테니스 가는 것이 너무 공포스럽다고 느끼며, 그렇지만 이대로 간신히 시작한 나의 일상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나의 불안이 내가 두려워하는 바로 그 일을 내게 끌어당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불안을 떨칠 수 없어서 그 생각으로부터 죽도록 도망가고 있었는데.

8.
그날 밤에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의 신체증세를 과대평가한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공황은 백퍼센트 무해하다는 사실을 다시ㅎ 한번 깨닫자 그 모든 불안함의 악순환이 비누거품처럼 가라앉는 것을 내 앞에서 보았다. 그리고 거듭, 올바른 생각, 올바른 믿음이 얼마나 강력한가를 깨닫고ㅡ 나 자신의 힘을 깨달았달까.

9.
요새는 새로운 습관, 새로운 생각의 습관을 내 몸에, 내 뇌에 새기고 있다.

엄마의 실신 -> 원인 찾고 해결
ㅈㅇ이의 학교생활 -> 아이가 자라면서 스스로 잘 해결
나의 정신건강 -> 점점 좋아지고 있음. 시련을 극복하자 더욱 좋아짐
나의 신체건강 -> 운동을 주5회 이상하면서 건강에 자신이 생김
다이어트 -> 이제... 시작!


Posted by 무가당씨

1.
지난번에 ㅈㅇ이 2학년 반모임때 ㅈㅇ이에게 화를 버럭 내고, 걱정을 심하게 한 적이 있다. ㅈㅇ이가 혼자서 사부작사부작하면서 그림만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는 도통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보니, 그 상황이 문제였다기 보다는 그런 상황만 골라서 굉장히 상황을 과장하면서 (정신적 여과, 장점무시하기, 등) 나 자신과 ㅈㅇ이를 괴롭히는 내가 문제인것 같아서. 그리고 그러한 나를 고치지 않으면 나의 까르마가 아이에게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마음을 수련하고 연습하고 있다.

2.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몇 가지 일련의 사건으로부터 촉발되었는데. 첫번째는 최근 심해지는 불안증세 가운데에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고는 공황으로 가는 vicious cycle이 딱 끊긴 것. 그때 인지행동치료의 힘을 보았다. 계속 항불안제 복용이 늘어나는 가운데에서, 그날 밤의 경험 이후 항불안제의 복용이 완전히 중단되고 정동이 계속 호전되고 있다. 두번째는 나의 핵심습관인 새벽수영에 연속으로 성공하면서부터이다.

3.
내가 인지행동치료로 추가로 새로 만들고 싶은 마음의 습관은 a. (경미한) 사회불안장애 호전하기 b. 식이습관 호전시키기 두가지 이고, 또 다른 목표는
a. 향후 출판할 소설을 쓰기, b. 체중을 55kg로 만들기 . 두가지 이다.

4.
인지행동치료의 빅팬이 되어서 매사를 인지행동치료로 교정하고 싶다는 욕구가, 그리고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 꺄하하.


Posted by 무가당씨

1.
최근 나에게 공황장애가 발병하기 전에 경미한 불안장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굉장히 놀랐다. 그건 , 내가 사실 mbti에서 f가 아니라 t 였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 만큼이나 충격적인 발견이었다. 나는 나 자신이 약간은 우울한 사람일지언정 (얼마전 고등학교/대학교 동창을 만났을 때 그녀가 내게 했던 이야기이다.본인도 항우울제를 먹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그런데 너도 그렇지 않느냐, 는 이야기) 불안하기 보다는 약간 둔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공황장애를 앓은 덕분(?)에 더이상 나 자신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되자 나를 파고든 끝에 이렇게 내게 불안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충격. 나는 늘 남편이 범불안장애(?)가 경미하게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나는 특정 공포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놀랍게도.. 사회공포증이다. 나의 사회공포증이 놀라운 이유는 나는 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왔고, 발표하는 것을 특히 좋아하며, 재미있는 경험을 찾아 헤매이는 사람이었는데, 어떤 특정 상황이나 특정한 관계의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교묘하게 회피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순간. 그것을 찾게된 계기도 좀 웃긴데, 얼마전에(지난주에) 24시간 들어야 하는 교육이 있어서 계속 앉아있어야만 했다.나는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라는 책이 나에게는 정말 항불안제를 먹은 것과 같은 강렬한 효과를 주었다는 사실 때문에 인지행동치료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구매할 수 있는 전자책 중에서 인지행동장애에 대한 책이 많지 않아서 몇 안되는 있는 책들을 구매해서 읽었다.그 중의 하나가 사회불안증의 인지행동치료, 라는 책이었다.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는데 .. 라고 생각하며 구매해서 읽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평소에 이해가 안될 정도로 불편해했던 어떤 사람 혹은 상황들에 대한 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2.
예를 들어서 딸 친구 엄마에게 카톡을 보내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 (그걸 보내고 바로 답을 받지 못하면 미친듯이 불안해진다.내가 보낸 문자가 마음에 들지 않은지?

Posted by 무가당씨

1.
나는 지금 자다가 잠이 깨어서 일기를 쓴다.
내가 기억해야할 몇가지

불안의 기록
신체증세 : 가슴이 두근거리고 뭔가 안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에 잠을 깨었다. 어젯밤 딸의 훈육이 머릿속에 남아서 계속 불쾌한 기분이 든다.

신체 증상과 불안한 기분에 대한 나의 생각 :
이렇게 불안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징조이다.
내가 어제에 했던 행동이 후회가 된다.아무 일도 하지 말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공황장애로 발전할까봐 두렵다.  
나의 신체증세 (까슴이 두근거림, 불안0이 현재 상황의 중증도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나의 행동 :
누워서 기분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여러 생각을 하다가 잘 되지 않아서 일어나서 기록을 시작했다.
공황장애의 인지 행동 치료라는 책을 읽는다.

-----------------------------------
2.
공황장애는 내게 저주를 가장한 축복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아니 사실 고치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세상에 없다.) 다시 얘기해보자. 내가 고치면 세상을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지만 고칠수 없었던, 나의 무의식적인, 거의 자동화된 인간관계에서의 병적인 패턴을 인지하고 고치려는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었다. 나는 감정에 지나치게 휩쓸리고 때로는 감정에 그렇게 압도당하는 것이 싫어서 나를 감정적으로 건드리는 것을 건드리지 않으려고(회피행동)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곤했다. 예를 들어 관계를 이어가다가 문득 모든 관계를 끊고 잠적해버리거나 하는..

3.
부정적인 사고 찾아서 교정하기

ㅈㅇ 이의 인간관계가 걱정이 된다. 대인관계의 스킬이 좋지 않아서 여러번 제공한 친구 사귀기 기회에서 실패하고 스스로도 의기소침해 있는 것 같다.(속단하기) 내가 친구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해서 그렇지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혼자 친구 만들기 힘들것 같다. (속단하기, 회피)
-> 긍정적인 혼잣말 만들기 : 지금 ㅈㅇ이는 훌륭하고 밝은 아이이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고, 밝고 긍정적이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이들이 우리 ㅈㅇ이의 가치를 더 알아봐줄 것이다.

속단하기 과연 ㅈㅇ 이의 인간관계는 현재 심각한 상태인가?
-반대증거 : 언어왕 선발에서 전체 2위를 하였다. 내가 아이들을 모아놓은 상황에서는 겉돌지 않고 여행도 잘 다녀왔다. 학교에서도 항상 말을 걸어주는 한두명은 있다고 하였다. 다른 2학년 여자아이들의 행동패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리고 미숙하다.

아이는
내가 ㅈㅇ이의 인간관계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안좋은 영향이 올것 같아서 염려된다. 삶에는 내가 기대한 것만 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 반대증거 : 반대진술 문제를 찾아서 뿌리부터 해결하려는 것은 단순한 부정적인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정말로 나의 나쁜 부정적인 사고를 교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그 무엇보다 긍정적인 태도이다.나는 아이의 모습 중에서 내가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앙서 회피하지 않고 교정하려는 노력을 한다. 아이는 지금의 사랑스러운 모습보다도 훨씬 더 좋아지고 대인관계 기술이 개선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의 사랑스러운 장점이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단점은 없어져 있을 것이다.

ㅈㅇ이가 내가 야단친것에 대해서 크게 상처입고 더 어두워질까봐 걱정이 된다.
- 왜? 아이는 예민한 아이이고 나의 아이를 대하는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나의 개입이 독이될지 해가될지 잘 모르겠다. 스스로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

4.
내가 들인 새로운 습관
과거의 패턴:
불안하면 (자극) -> 그냥 불안해하거나, 주관적으로 내가 얼마나 불안한지 서술하는 글을 썼다(반복행동) -> 그러면 마음이 조금 나아졌는데(보상)
-> 하지만 다시 자극이 와서 불안해질까봐 불안했다.(불안에 대한 예기불안)

현재의 패턴
불안하면 (자극) > 나의 불안에 대해서 객관적인 기록을 하고(불안의 신체증상, 생각, 행동), 부정적인 생각을 찾아서 교정하는 혼잣말을 하는 연습을 한다. (새로운 대체 반복행동) ->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음에 같은 자극이 오면 또 같은 반복행동을 했을 떄 증세가 금방 가라앉고 오히려 내 삶을 더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열망이 생긴다.

5.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나 역시 내가 애써 회피하려고 노력한, 평생 도망다닌 나 자신의 쓴 뿌리, 나쁜 사고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없을 줄 알았다.강렬한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 인간 관계의 갈등을 회피하고, 피해 다니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인간인 이상 사람 사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인간 조건의 하나이다. 원래 큰 축복이 오기 위해서,  좋은 쪽으로의 혁명적인 변화가 오기기 위해서는 그 전에 나를 시험하는 모든 것들이 밀려온다고 했다.그 전까지는 그럴 깜냥이 되지 않아서, 그럴 시간이 없어서, 아예 나 스스로 회피하고 살았던 감정들이다. 그랬던 것이 이제 내 인생의 변곡점에서 크게, 나를 발전시키는 커다란 기회로 제공된다. 진심으로.. 마음속 깊이 안도감이 든다.나는 변화할 것이다. 내 남은 생애를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또록 변화할 것이다. 주여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제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주시고 또 변화의 길을 열어주심에 감사합니다. 제가 걱정했던 나쁜 일들은 언제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ㅈㅇ이를 보면 그렇게 혼자서 바들바들 사람에 대한 열망과 상처받기 싫은 마음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제가 떠올라서 제가 진심이 됩니다.

6.
ㅂㄹ은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 알면 내게 뭐라고 조언할까?

- 병원에 가서 일단 약부터 먹어라. 그렇게 불안해 하는건 정신병이다.
- 너는 예민하고 연약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걸 인정해야 한다. 인정하고 조심해야 한다.
-고치려고 하지 말라, 현재를 그냥 인정해버려라. 문제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치고 싶다면, 계속 끊임없이 정진하라.
-친구가 없어? 그게 뭐가 문제야. 그냥 혼자 지내. 혼자 지내도 괜찮아.
-열심히 뭔가를 하다보면 그 옆에서 걸어가는 것이 친구야. 원래 그런거야.
-딸은 딸이고 너는 너다. 그냥 냅둬라.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게 냅둬라.
-

7.
나는 나 스스로를 존경한다. 나는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다. 인생에 걸쳐서 포기하지 않는다. 실패한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의기소침해지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기억하고 있다가 결국은 다시 시도한다. 괴로워 하더라도.. 나는 변화하고 싶다. 외적인 면에서는 거의 모두 내가 바라는 것을 가졌다. (다이어트와 외모 외에는) 그런데 나의 대인관계에서의 쉽게 위축되고 불안해하는 내면을 변화시키고 싶다.내가 진실로 변화하면 나의 딸도 변화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변화중이다. 아주, 상상도 못할 정도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중이다. 그 과정이 약간은 지난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나의 삶은 또 ㅈㅇ이의 삶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더 좋아지고 멋있어질 것이다.  

8.
ㅈㅇ이의 현재 인간관계는 무제가 없다. 다만 더 좋아질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개선의 충고를 하였다. ㅈㅇ 이는 훈육과 충고에 익숙하지 않아 감정적으로 울었지만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어서 리더쉽있는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최상의 삶을 추구한다. 하지만 혹시나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괜찮다.

Posted by 무가당씨

1.
기분나쁜 것을 떠올리지 않는 방법은 없다.
기분 나쁜 것을 일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도 없다.
다만 기분 나쁜 감정들 (불안 우울 등)을 흘려보내고, 그 감정에 집착하지 않고, 기분 좋은 것들로 그 것들을 덮어버리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Posted by 무가당씨

내생각

2023. 8. 19. 20:06

불안에서 공황으로 진행되는 사고오류
-속단하기와 재앙화사고

불안에 기여하는 사고오류
-당위적 사고
-파국화(재앙화)
-가치에 대한 총체적 평가
-시련을 못참을것 같다는 생각

Posted by 무가당씨

1.
항상 위기가 기회이다. 오답노트는 합격의 비결이며 인생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생을 살면서 문제를 회피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씨름한 모든 순간은 헛되지 않다. 나는 살면서 왜 이렇게 삽질을 많이한걸까. 왜 난 본능적으로 지름길을 찾는 방법을 잘 모를까. 고민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난 범상치 않다. 그 얘기는 평범한 삶의 쉬운 길들이 내게는 늘 쉽지 않았다는 것과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서 친구를 사귀고 사람과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내게는 쉽지 않다.난 늘 화성의 인류학자같은 불편함을 느끼며 살아왔다.또 그렇다고 아주 동떨어지거나 무시하기에는 타인을 의식하는 삶이었다. 어쨌든 지난 1주일간 있었던 흔들림과 바로섬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내가 끊임없이 직면하고 흔들리고 무너지고 또 쌓아왔던 어떤 것을 이용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게 주었다.

2.
지난주 내가 직면한 첫번째의  위기는 나의 내면에서 왔다. 다시 공황발작이 시작된 것이다.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고, 숨쉬기 힘들고, 소화가 안되는 신체증세가 있었고, 그에 대한 마음의 자동적 사고, 그리고 그에 대한 신체의 자동적 반응 두가지가 다시 발동하기 시작했다. vicious cycle의 시작인 것이다. 공황 발작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공황발작이 공황 장애로 발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발작의 기록 : 8월 10일 목요일 퇴근길에 공황 발작이 시작되었다. 공황 발작의 시작은 피곤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불안이 있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타면서 시작되었다. 자리에 앉아있는데 계속 핸드폰으로 주의분산을 해야만했고 하필(?) 핸드폰과 태블릿피씨의 전원이 다 닳아서 어디로도 주의분산을 할 수 없자 초조한 기분이 시작되었다.자리에 앉아서 "올지도 모르는 어떤 것"을 막연하게 불안해하면서 (그것이 불안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지하철을 탔다. 아마 중간에 자낙스와 베타블로커를 먹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약의 복용량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면서..

8월 12-13일은 ㅈㅇ 이 바이올린 캠프로 집에서 ㅈㅎ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보내면서 계속 한편으로는 핸드폰과 책 등으로 도피하고 싶어하는 나 스스로를 발견하고 계속 뭔가 불안했다. 내가 지금 무엇인가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 그리고 다시 공황 발작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등등.

8월 14일 월요일은 ㅈㅎ 생일파티 준비로 분주했다.여기저기 필요한 물건을 사러 다니고 또 그 와중에 ㅈㅇ이 픽업도 해야했다.시간 제약이 있는 삶이란.. 회사일과도 비슷하지만 아이가 걸린일이라 더 압박이 있고 타이트하다. 그 와중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마트로 들어가는 오르막길 램프에서 차가 밀려서 뒤로 차가 밀려서 내려가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까지 더해졌다. 그래서 결국은 ㅈㅎ 생일 선물을 사러 들어간 ㅌㅇㅈㄹㅅ 에서 바닥이 울렁거리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시작되어서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던 약도 먹었다. 약을 먹고나면 불안감은 더 심해진다. 내가 또 공황발작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8월 15일 화요일에 무사히 ㅈㅎ 생일 파티는 마쳤지만 ,

두둥

8월 16일 수요일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불안감에 잠에서 깨어났다. 야간 공황까지는 아니었지만, 수요일 새벽에 예정된 테니스 레슨을 가기 싫다는 마음과 가야만 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불안감이 극심해진 것이다. 약을 먹어야 하나. 운동을 시작하면 공황 발작이 다시 시작될 것 같다는 예기불안에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때. 어떤 법문과 설교와 좋은 말과 음악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때.

내가 했던 최선의 선택이 있었다. 지금도 이 순간의 나의 선택이 너무나 감사하고 있다.
바로 합리와, 과학에 나 자신을 의탁한 것이다.

내가 했던 일은..
이전에도 잃었던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책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알고 있지 않고 다시 잊고 있었던 공황장애에 대한 글을 읽었다.

새벽 3시에 공황 직전의 불안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서 나는 책을 읽고, 패드를 꺼내서 나의 공황과 불안에 대한 기록을 시작했다.

내게 도움이 되었던 부분을 발췌하여 아래에 적어둔다.

42page 이 논의는 공황장애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공황 장애의 경우, 공황의 "위협"때문에 불안을 느낍니다.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설명되겠지만, 공황을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공황으로 인해 죽거나 통제력을 읽거나 정신이상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알다시피 이런 믿음은 부정확하며, 실제로 공황은 해롭지 않기 때문에 공황의 위협에 대해 불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43page 불안과 공황의 구성 요소
공황과 불안의 세가지 주요 요소, 즉 신체증상, 생각, 행동으로 구성됩니다.신체증상은 빠르 심장박동, 호흡 곤란, 위장 장애, 설사, 땀 흘림, 떨림, 두통, 위통, 목 메임, 잦은 소변, 피로, 안절부절못함, 시야 장애, 머리의 압박감 등 다양한 증상입니다.신체증상은 급성으로 짧은 시간 동안 지속될수도 있고 (공황의 증상), 몇 시간 또는 며칠간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전반적 불안의 증상), 또 급성 신체증상은 공황 때마다 매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어떤 경우에는 숨이 가쁘다가 어떤 경우에는 숨이 가쁜 대신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수도 있습니다.

생각은 임박한 죽음이나 곧 벌어질 무서운 믿음이나 자신에게 하는 말, 이미지 등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부정적 사고라고 합니다. 공황 떄의 생각은 급박한 신체적 재앙(기절, 죽음, 심장마비, 뇌 종양 등)이나 사회적 재앙(놀림, 비웃음 등), 정신적 재앙(정신이상, 통제력 상실 등)이 가장 흔합니다.불안할 때 드는 생각은 실직이나 최악의 공황 같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나쁜 일들에 관한 것입니다.

행동은 왔다 갔다 하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불안과 공황이 예상되는 장소를 탈출하거나 회피하는 것 같은 시도입니다. 불안하거나 공황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자마자 쇼핑몰을 벗어나는 것은 탈출의 예입니다. 안에 있을 때 공황이 올까 봐 쇼핑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회피입니다. 행동의 다른 예는 어떤 상황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비상구나 길을 미리 확인하는 것, 기분이 나아지게 하는 물건에 의지하는 것(제 1장에서 설명한 미신적 물건),(병원 등에서) 도움을 구하는 것 등입니다.

이들 3요소는 흔히 불안할 때와 공황일 떄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면, 불안할 때 드는 생각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일에 관한 것이지만 (예:"우리 상사는 연말에 나에 대한 평가를 안 좋게 할 것 같아" 또는 "'내일 모임에서 공황이 온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공황 때 드는 생각은 대개 당면한 상황에 관한 것입니다 (예: "나는 곧 쓰러질 거야" 또는 "내가 미친 것이 틀림없어")

(하략)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워크북에서 하라고 한 것들을 따라서 하고 (공황과 불안에 대한 정확한 기록, 나의 공황과 불안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적기 그리고 나의 부정적인 사고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과정을 하다보니 .. 한시간도 안되어서 나의 불안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공황과 불안을 기록하는 중에 심지어 잠이 들었다.

7시 5분에 잠에서 깨었다. 테니스 레슨시간이 5분 지났다. 하지만 나는 나의 모든 두려움과 불안을 뒤로하고 테니스 레슨을 하러갔다. 지각을 해서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가야했다.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뻘뻘나게 운동을 했지만 공황은 오지 않았다.

새벽 3시의 그 순간 내가 했던 작업은, 내가 나의 신체적 증상을 얼마나 심각하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었다. 나의 부정적 사고는 두가지로 구성되어 있다.속단하기와 재앙화 사고. 이 증세는 곧 공황장애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과 공황장애는 나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나를 너무 힘들게 할 것이라는 그 두가지 나의 부정적 사고가 나를 점점 힘들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감사한 일이다.

3.
나의 딸은 나와 비슷하다. 비슷해도 너무나 비슷해서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든다. 이 아이의 기쁨, 슬픔, 외로움, 행복, 안온감... 모든 것이 나의 사고과정과 비슷하고 나의 과거를 보는 것 같다. 그와 같은 "기분"은 이 아이의 모든 기쁨과 슬픔을 마치 나의 것과 같이 느끼게 한다. 나의 딸은 나에게 온전히 의지하고 있고,한편  나도 일부분은 그녀에게 의존하고 있다. 의존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나의 행복과 기쁨이 이 아이에게, 이 아이의 행동과 감정과 승리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의존이다.

아이에게 지난 몇년간 나타난 각종 현상은 나에게 나타났던 어린시절 문제들과 놀랍게도 닮았다. 외향적이지만 사교성이 부족함, 책에 대한 과몰입, 운동능력 부족과 그에 대한 열등감, 틱, 불안, 요로감염 등.. 그리고 그 현상을 볼 떄마다 나의 오랜 문제가 들춰지면서 나를 힘들게 했다. 나는 그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지나갔었던 것이다. 너무나 놀랍지만 나는 그렇게 했었던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능력들로 나 자신을 커버하면서. 책에 대한 과몰입과 공부에 대한 욕심을 바탕으로 어쨌든 나를 사랑받는 사람 보다는 필요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그리고 나를 합리적인 사람으로, 두뇌를 사용해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나는 .. 오랫동안 나 자신이 좀 부끄러웠다. 나 자신이 어딘가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의 부족함을 누군가가 알아차릴까봐 겁내하고 최대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가장해서 살기위해 노력했었다.

그런데 아이는, 나의 그 부끄러운 모습들을 모아서 뭉쳐서 내 앞에서 움직이며 다른 사람 앞에서도 적나라하게 보이게 했다. 나는 ㅈㅇ 이를 부끄러워 한다는 사실조차도 부정하고 싶었다. 그건 너무나.. 또.. 부끄러운 일이니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을 때면 난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나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아니 나 자신을 전체를 부끄러워 했는지도 모르지. 어쨌든 다른 사람들과 ㅈㅇ이가 같이 있으면 괜히 긴장하고, 또 ㅈㅇ 이의 어떤 모습을 사람들이 볼까봐 안절부절하고..

그 사실을 얼마 전에야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내 어린시절을 되돌아보고, 나의 어린시절의 상처를 다시 볼 수 있게 하고, 어린 시절의 나의 대리인인 나의 자식을 사랑하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까지, 어린시절의 나의 상처까지 치유하게 할 수있는 나의 소중한 기회라는 것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가끔, 쿵, 하고 마음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면서 일상 생활을 잘 못할 정도로 정신이 나가버리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살고 있나? 라고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자주 경험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면 쿨하게 넘어갔을 수도 있는 어떤 실수나 해프닝에 대해서 땅이 꺼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임에서 ㅈㅇ 이가 혼자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고만 있을 때가 그 때였던 것 같다. 매주 놀이터에 같이 데리고 가서 놀게 했던 아이들과도, 자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던 아이들과도 떨어져서 자기 혼자 그림만 그리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또 뇌가 정지되는 기분을 느끼고, 너무 부끄러웠으며, 얼굴이 굳어버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리액션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짧은 순간 나는 내가 겪었던 공황발작을 떠올렸다. 근본적으로 나의 이러한 감정은 내가 겪었던 불안 및 공황 발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순간적인 깨달음이 내게로 왔다.
만약 그렇다면 그 메커니즘도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느끼는 나의 이감정은 어떤 부정적인 사고에 의해 유발된 것인가?

다른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는 모습
>> 앞으로도 이럴 것이다 (속단하기)
>>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재앙화 사고)
>> 앞으로 이아이는 내가 느낀 부정적 감정과 어려움을 똑같이 겪으며 살아갈 것이다 (힘듦에 대한 불내성)

행동 >> 내가 아이를 이 순간 교정시켜주어야 한다는 불안과 강박.

등등.

4.
인간관계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 나 같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가까워지고 싶은 누군가에게 다가가거나, 혹은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선별해서" 관계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니 인간관계의 수명이 찰나이다. 과거의 인간관계는 다가가고, 알아가고, 친해지고, 오래, 혹은 평생 지속될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면 (나의 대학친구들) 현재는 어쩌다 만나게된 사람과 굉장히 딥하게 순간전으로 친해졌다가 순식간에 멀어지는 것 같다.

Posted by 무가당씨

1.
아침부터 테니스 레슨을 받고 왔다. 테니스는 일단 몹시 재밌다. 그리고 힘듦. 요새 컨디션이 아주 좋지는 않은데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엉덩이에 난 종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작년 SSRI 끊고 생긴 치통처럼 엉덩이도 통증이 더 심해져야 내가 병원에 가려나? 전체적으로 몸의 염증이 있는 느낌인데 아마 엉덩이 종기가 원인일 수 있다.이 정도면 병원에 가야 되는데 왠지.. 꺼려진다. 나는 겁쟁이. 그래도 실신할것 같은데에..? 하는 느낌이 있어도 머리에 100을 떠올린다. 공황은 100프로 안전하다. 공황은 99.9프로도 아니고, 100프로, 안전하다.

2.
테니스 포핸드, 백핸드, 발리를 배웠다.선생님이 넘나 잘 가르쳐주시고 공 맞아서 넘기는 것이 재미있다.아직은 타이밍과 세기 모두가 어렵다. 그게 잘 되면 내가 테니스 천재겠지. 어쨌든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 관건이다. 시간도 안정적이고. 조금 더 이른 시간이면 더 좋았으려나? 주 2회면 더 좋았으려나?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꾸준히 하는 것이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ㅈㅇ이 바이올린이나 수영을 보면..) 꾸준히. 꾸준히 하자.

3.
요새 내가 살만한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글을 쓰는 것에 집중을 못하고 쓸데없는 논란들로 인터넷 검색만 실컷 하고있다. 인터넷으로 쓸데없는 것들을 보는 것이 최근에 간접적인 자해, 자기학대중의 하나라는데. 뭔가 쓸데없는 것들 읽는게 재밌어서 한참 계속 읽는다. 나 자학중인가?

4.

Posted by 무가당씨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946)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달력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