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하루종일 한 것들
a. 아침에 일어나서 애들 깨워서 준비시켜서 학교보냄
b. 친구들 만나서 같이 팔당에 있는 칼국수집 + 카페 투어 다녀옴
c. 돌아와서 쥰이 숙제 시키고 학원 데려다줌
d. 테니스 레슨
e. 쥰이 집에 데려옴
f. 쥰이 수학공부 시키고 죠 내일 있을 quarter test 준비시킴

2.
전업주부 + 직장인 + 작가의 삶을 영위하려 노력중이다. 중간중간 시간도 짜내어서 운동도 여러가지 (수영, 필라테스, 테니스) 하고 있다. 돈도 벌고 아이들 케어도 하고. 나 정말 대단하다. 훌륭하다. 최고다. 요새 예전에 의대생이었을 때 못지않게 바쁘게 사는 것 같다. 경험상, 이런 때가 가장 좋을 때이다. 가장 빛나는 때이고, 가장 인생의 자양분이 되는 때이다. 지금이 내 삶의 대운이 물러나는 때인데, 이 때 열심히 살아두면 대운이 들어올 때 좋은 일들이 생기더라. 지금 삶을 유지하며 + 월의 현금흐름이 조금 더 좋아지며 +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쓰는 것을 목표로.

3.
동네 친구들의 삶을 바라보다 보면 그들의 삶이 일견 부러운 바가 있다. 그렇지만 내 삶도 훌륭하다, 고 자꾸 누군가에게 항변하고 싶어진다. 사실 그녀들처럼 일도 안하고, 오롯이 남편의 돈으로 아이들 케어하고 살림하면서 본인들도 잘 가꾸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렇지만 지난 40여년간 지켜본 바 나는 그렇게는 살수 없는 사람이다. 자꾸, 무엇인가를, 나만의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예전 ㅇㅂㅇㅎ 교실에 들어갈 때 이유가, 반쯤은 지금 하는 일을 하기 위한 자격을 얻기위함이었고 반 정도는 정말로,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그 용기랄까 만용이, 나의 그 후의 인생에 많은 전환점이 되었다. 사람도 경험도 모두 소중했다. 다들 본인들이 가진 재능으로 열심히 살아온 결과 현재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 비해서 열등감이 자꾸 느껴질 때 (나는 평생을 이런 열등감과 싸워왔던 것 같다) 나는 자꾸 누군가에게 나의 존재가치를, 의미를 증명하고자 해 왔다. 이거봐, 내가 너희가 생각하는 것 만큼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아니야. 내가 너희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그런 타이틀을 가진데에는 이유가 다 있었다고. 라는 식으로. 열등감을 느끼는 분야는 주로 살림, 재미있게 얘기하기, 예쁘고 날씬하게 꾸미기 등이고, 내가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나의 지적인 능력, 사회적 지위. 이런 것들이었던 것 같다.그런데 참 부질 없는 것이 나는 그런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기를 포기해서 그녀들과 함께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다. 한번 치열하게 증명한 과거의 타이틀로 지금은 당당하게 살지만, 나는 자꾸 내가 오래전부터 하고자 했던 것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러한 동기가 어리석은 것인가? 동기의 옳고 그름을 따질 이유는 없다. 그냥 한다, 고 마음 먹었으면 하는 것이다.부작용은 그 후에 치료해도 늦지 않다. 과거 나의 그러한 열등감과 그에 의한 과잉 보상이 나의 좋은 성적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적인 바탕을 만들었다. 나는 늘 과잉보상해왔다. 마음의 구멍을 메꾸는 일이 제일 늦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그 구멍을 가지고는 더이상 할 수 없어서  공황장애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역시 나는 마음의 구멍을 과잉보상하면서 나의 마음이 더 튼튼해졌다. 여전히 나는 취약한 인간이다. 매 순간 취약하다. 매 순간 열등감을 느낀다. 하지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차이점은, 나는 그렇게 열등감을 느끼는 나의 치졸한 마음까지를 사랑한다. 그러면 나의 마음은 두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 왜 나 보다 젊고, 더 예쁘고, 더 당당해 보이고, 아이가 더 공부를 잘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느껴? 너 바보야? 왜 그렇게 열등감을 느껴? 라고 말하는 나의 절대적 감시자에게 복종하지 않는 법을 배우자, 그냥 취약한 내가 취약한 대로 나를 보호하면서 잘 살아간다.

4.
최근의 나 자신을 칭찬할 몇가지 일은

사회 불안증 관련
a. ㅈㅎ 엄마 모임에 갔다. 그 모임에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들 (ex 폴리 학부모들, 1학년때 엄마들)이 잔뜩 섞여있었고, 나는 또 그 사이에서 얕잡아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잔뜩 긴장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긴장하는 나 자신을 인정하고 (너 또 걱정할 일 아닌걸로 잔뜩 쫄았구나? 괜찮아 너가 생각하는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꺼야. 그들은 그들 자신의 판단대로 나를 판단할 자유가 있어. 그리고 본인이 더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얘기할 수도 있고. 하지만 어떤 상황에든 모든 사람이 너를 싫어하지 않아. 그 중에서 있는 그대로의 너를 편안하게 느끼고 이야기를 더 잘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어. 네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동의하지 않아도 너가 스스로를 주장할 권리는 있어) 합리적으로 사고함으로써 ㅈㅎ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할 수 있었다. 도망가지 않고! ㅈㅎ는 아주 기뻐하고 기분 좋아했다.

b. ㅎㄹ 엄마를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 사람이 나를 판단하고 내 뒤에서 나를 비난할지도 모르다는 것이 그녀에 대한 두려움의 주요 이유였는데, 첫번째는 그녀가 나를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을지도 모르다고 생각했고, 두번째는 만약 나를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비난한다고 해도 크게 나쁜일이 일어나지는 않겠다고 판단했다.그래서 왠지 나도 더 스스럼없이 대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같은 시간에 라이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트러블이 일어날 것이 겁나서 라이드에 대한 제안 자체를 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가 아주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재미있지만, 만약에 트러블이 난다고 하면 나 스스로를 지킬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꼭 작은 트러블로 사이가 너무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만약에 멀어진다고 해도 크게 슬프진 않을 것 같다. 적당한 때에 정리될 인간관계들은 정리되기 마련이니까.

c. 마찬가지로 ㅇㄱ 이와 ㅈㅇ 이가 친하게 지내는 상황에 대해서 안절부절하지 않게 되었다.  ㅎㄹ 엄마와 몇몇 엄마들은 ㅇㄱ 엄마와 그 딸을 좋지 않게 생각하기도 해서, 의도적으로 본인의 딸과 그녀를 떨어뜨려 놓으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ㅈㅇ 이에게는 또 ㅈㅎ 에게는 ㅇㄱ 이가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나는 다 같이 잘 지냈으면 .. 하는 생각이 있다. 판단하지 않아서, 결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상처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상처를 감수하고 결정을 지연시키면, 조금 더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면 또 스스로 풀리는 문제들도 많이 있다.

d. 오늘 식당에 갔는데 갑자기 가슴이 심하게 빨리 뛰었다. 비상약은 최근에 가지고 다니지 않은지 오래라.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곧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디로 뛰쳐나가거나, 심하게 동요하지 않고 조금 기다렸더니 금방 진정이 되었다.

5.
나는 내가 미칠 영향력을 과대평가했고, 또 두려워했다. 내가 겪은 경험들, 나의 깨달음등을 정리해서 하나의 책으로 엮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하면서도, 내가 너무 유명해질까봐(?) 나의 책이 너무 반향을 일으키고 내가 또 그 것에 부응하지 못하는 삶을 살까봐?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실은 그렇지 않다. 요새는 누구나가 책을 내고 또 그것이 꼭 어떠한 과학적인 권위를 가지지 않아도,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는 것 만으로도 괜찮은 것이다.

나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미친듯이 책을 찾는다. 얼마전에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내가 나의 공황장애에 대한 즉각적인 인지행동치료의 효과에 대해서 간증(?)을 했더니, 나에게 약간 가르치듯이, 그러니까 너는 방어기제 중에서는 주로 "지식화"를 사용하는구나? 라고 얘기해서 순간 화가 벌컥 차올랐다. 내가 나의 증세를 부정하고, 방어하기 위해서 응 나도 알고 있어 이거는 무슨증상이지? 라고 얘기하면 그건 지식화이겠지만, 내가 실제로 겪은 인지행동치료의 경험을 "간증"하는 것을 지식화치부하면서 가볍게 넘어가는 것에서 조금 화가났다. 네가 뭘 안다고, 라고 순간 화가날 뻔 했다.

책은 언제나 나에게 신의 목소리였다. 신이 인간의 마음과 손을 통해 나에게 선사해준 말씀들,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받은 도움처럼, 나도 누군가 단 한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내가 겪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낸 책은 너무 유명해지지도, 아무에게도 아무 쓸모가 없지도 않을 것이며, 그저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6.
구덩이 메우기 > 흙 다지기 > 흙탑을 쌓아 올리기

7.
내가 나의 마음의 구멍을 초 과다보상 하며서 달려오는 동안 마음 중간에 크게 뚫린 구멍은 위태롭게 존재하고 있었는데, 나의 마음의 구멍은, 공황장애 덕분에 메워졌다. 덕분에 오랫동안 꿈꿨던 책을 쓰는 꿈을 실현시킬 마음의 용기까지도 가지게 되었다.

8.
주여, 모든 저주를 가장한 축복에, 항상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당신의 사랑에 감사드리옵나이다.
아멘.

9.
빨리 자야한다 이제. 내일 수영가야 한다.


Posted by 무가당씨

기분 메모

2023. 11. 16. 22:03

ㅈㅇ이가 불안해한다.
이유는 본인의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그녀가 불안해하면 내가 또 불안하다.
그녀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무시하거나
논박하거나 흔들리지 않아야하는데
그녀의 불안에 내가 공명해버린다.

누군가의 감정의 쓰레기통 노릇을 오래했다.
그 부정적인 감정들을 하고 자랐다.

ㅈㅇ이가 불안해하면 나도 불안해져버린다.
그녀의 불안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서 가끔 그녀와 함께있는게 힘들다.
때때로 심해지는 (오늘처럼) 틱 때문에도
불안하고 힘들어지기도 한다.

Posted by 무가당씨

어떤 생각

2023. 11. 16. 21:08

나는 가끔 ㅈㅇ이가 싫을 때가 있다. 그건 내가 나 자신을 싫어하는 것과도 닮아있다.

둘만 있을때 불편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내가 너무 말이 없고 이 아이를 재밌게 해주지 못하나. 내가 불안해 해서 ㅈㅇ이가 싫어하려나. 나의 사회성 부족과 몸치임을 얘가 닮았네.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껄.

나는 또 이렇게 수많은 생각을 하고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네 하는 자기 비난도 마찬가지다.

나의 이런 생각과 걱정들이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가끔 확인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렇게.

너는 잘 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어느 부분은 부족하고 어설픈 너 그대로 아이에게 좋은 엄마이다.
너도 너의 아이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Posted by 무가당씨

1.
자꾸 마음이 무겁다. 왜일까? 자꾸 내 주변 엄마들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랄까 공허한 마음이 자꾸 든다. 내가 공부를 더 잘했는데. 내가 "더"행복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그녀들이 "더" 행복한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억을하다. 자꾸 결혼을 "더"잘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그녀들의 삶과 내 삶을 자꾸 비교하게 된다.

2.
내가 이러고 있다는 것을 바라본다. 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 그런 마음을 자꾸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해서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 생각해본다. 열심이? 라고 해볼까? 열심이.

3.
내 마음이 늘분주한 이유는 내 마음속에서 늘 몇 가지 존재들이 서로 논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남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책을 너무 많이 읽은 때문인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내 머릿속에 늘 여러가지 생각들이 논박을 펼치고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를 주장하는 덕분에, 진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

4.
열심이가 이건 불공평해! 나는 더 행복할 자격이 있어! 라고 주장하는 동안 나머지 한 쪽에는 잘난척쟁이, 공자님이? 가 근엄하게 한 마디를 한다. 누구나 행복할 자격은 공평하다.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네가 어떤 전문 자격증이 있다고 그 것이 너의 행복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열심이를 면박을 준다.

5.
그러면, 행복과 관련이 없다면 우린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나? 일은 왜 또 열심히 해야하나? 하는 의문에 부딪힌다. 그리고 왠지 기운이 빠진다.

6.
참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빛나 라고 이름을 지어줄까. 어쩄든 참빛나가 둘을 중재한다. 열심아, 너의 그 마음이 고마워. 너가 그렇게 남들에게는 어떤 좋은 것이 있는지 궁금해하고 탐색해준 덕분에, 그 많은 좋은 것들을 나도 누리고 살고 있는 중이야. 네가 그렇게 열심히 부지런히 마음을 내줘서 고마워.

7.
소설쓰기 시작함. 시간을 어떻게 낼지가 관건인듯 함. 올해가 지나면 2학년 엄마들과의 만남도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화 목 출근했을 때에는 핸드폰으로 사이사이에 플롯을 짜고, 월수금 오전에는 5000자 글을 쓰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8.
변환이 잘 되어야 한다. 현실의 일을 수행하는 나, 출근해서 보건관리 일을 하는 나, 엄마들과 같이 있는 나, 운동하는 나. 그리고 순간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나에겐 수행이다.

9.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써, 내가 얻은 것들도 많다. 어쨌든, 생각이 많다는 것이 공부할 때에는 유리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을 남들보다 빨리 한 덕분에, 어떤 확신이 있어서 돈도 꽤 벌었다. 부동산으로. 여러가지 나쁜 일이 실제로 생겼을 때에도, 나는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에 성공했다. 나의 많은 생각은 나의 생존을 위해서 유리한 측면으로 많은 부분 작용했다. 나의 머릿속의 목소리들이 실제로 나쁜 일이 생겼을 때는 내게 각종 대처법을 알려줬다.그러나 전시(?)가 아닌 평화로운 상황에서는 나의 머릿속의 목소리들은 단지 날 힘들게만 했을 뿐이다.

10.
평화로운 세월에 로마제국이 병사들의 불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빵과 게임을 제공했었다. 그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인지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평화로운 나날들에 길을 잃은 나의 각종 마음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함이다. 과거 고3때 나의 뇌가 풀가동해서 공부를 하면서 그것이 행복하다, 고 평안을 찾았던 것 처럼. 그리고 레지던트 때 논문을 쓰고 발표를 준비하고 공부를 하면서 안정을 찾았던 것 처럼. 나의 뇌에도 뭔가 먹이(?), 할것(?)을 던져주는 것이 몹시 필요하다. 운동에 대한 나의 갈망처럼 글을 쓰는 것도 나의 갈망이다.


Posted by 무가당씨

1.
주 2회 테니스레슨,
주 3회의 수영
주 2회의 그룹 필라테스 수업
주 2회 ㅈㅇ이 라이드
주 1회 출근
아이들 매일 샤워시키고 밥챙겨먹이고
주말에는 외출하거나 아니면 아이들 플레이데이트 시키기.
그러고 나면 1주일이 지나있다. 정말 순식간이다.
짬짬이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주로 소설 작법이거나 혹은

2.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행복했던 때를 떠올려본다. 그건 , 내가 고등학교 때였다. 그냥 매일매일 주어진 몫의 공부를 해대었고, 주어진 몫을 마치면 뿌듯했다. 밤에 별이 뜨고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오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도 좋겠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물론 그 때도 나는 약간의 사획불안이 존재하던 상태였지만, 사회불안과ㅏ 완벽에 대한 강박, 스스로를 몰아 붙이는 버릇 덕분에 나는 그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었다. 그건 내게 존재하는 불안의 순기능이었을 것이다. 처음 공황장애를 겪고 정신과에 갔을 떄, 나의 정신의가 내게 했던 말이, 이때까지 사용하는 방어기제를 놓지 못하는 까닭이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건 아마 이제까지 그 방어기제를

3.
요새 어울려 다니는 엄마들이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 제일 재밌고 유쾌하며 무엇보다도 정신건강의 제왕들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들의 특징을 적어보면 a. 혼자 있지 않는다. 비는 시간에 혼자 있기 보다는 주로 누군가 연락해서 같이 밥을 먹거나 수다를 떨거나 한다.특별히 그들에게 더 잘보이려 노력하거나 혹은 상대방을 얕잡아 보는 마음이 없다.  b. 두려움이 없고 대범하다. 쓸데 없는 걱정이 없고 앞뒤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옳고 그르고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는다. c.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d. 배우자가 착실한 사람이다. 부부사이가 좋다. e. 계산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f. 본인을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에 나 스스로를 다시금 돌이키게 한 빅사건(?) 이 있었고, 나를 압도하는 거대한 불안 속에서 나는 그래도 이번에는 그 불안의 실체를 똑바로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너무나 다행히도 내가 느끼는 몇가지 불안의 실체를 분리해낼 수가 있었다. 내가 느낀 두려움들은  다음과 같다.

-권한을 가지는 사람이 나를 부당하게 대할까봐 두렵다. (교장 교감이 나의 아이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이익을 줄까봐 두려웠다.)
-인기 있는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평가할까봐 두렵다 (나를 소외시키는 것에 앞장설까봐)
-나의 이상한 모습을 들킬까봐 두렵다 (내가 이렇게 공포에 떨고 있는, 그래서
-친해지고 나를 좋게 평가하고 우호적인 사람들과 멀어질까봐 두렵다.

내가 아프게 생각하는 몇 가지 기억들이 아마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3,4학년 떄 선생님에게 자주 야단 맞았었다.주로 숙제를 못해서였는데, 나는 내가 그렇게 집중하지 못하고 불성실한 것이 부끄러웠었다. 나는 알림장을 잘 적지 못했고, 집에서 숙제를 할 시간에 주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번은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하다가 들킨적이 있는데 깊은 수치심을 느꼈었다. 다른 아이들은 친구들과 잘 지내는데 나는 동떨어져서 마음을 터놓을 만한 혹은 같이 웃으며 지내람ㄴ한 친구가 없는 것도 나의 수치심에 영향을 미쳤다.

-초등학교 6학년 떄에  반장이면서 동시에 왕따를 당했다. 나는 내가 왕따를 당하는 것이 내가 이상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엄마에게는 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이야기하지 못했다.

-중학교 때 공부는 잘하면서도 내가 뚱뚱하고 대인관계에 어색하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고등학교 때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잘 다니면서도, 누구나와 일반적으로 잘 지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누군가가 나를 붙잡고 별로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떠벌일 때 그 아이에게 미움받을까봐, 혹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노, 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대학교 입학해서 동기들과, 남학생들과, 그리고 선배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

- 초기 성인기, 그러니까 20대때, 집안걱정 (언니, 엄마, 그리고 가끔은 남동생) 을 하느라고 나 스스로를 잘 돌보지 못했다.한때는 그러한 걱정이 나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을 떄도 있었다. 주로 사회에서 고립되어 혼자 집에서만 생활하는 엄마에 대한 연민과 분노, 우리 가족을 버린 것 같은 아빠에 대한 분노, 역시 사회적응을 하지 못하는 언니의 존재에 대한 수치심, 연민 등이었다.문제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문제를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해결할 만한 에너지와 의지를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10대 시절 나는 모든 문제가 단 한번에 마법처럼 해결되기를 바라며

4.
이러한 사고의 기저에는 깔린 몇가지 사고 오류들이 있다. 가장 크게 도움을 받은 책은 사회불안증의 인지치료, 와 패닉에서 벗어나기, 그리고 자유로운 마음 책 세가지였다.  

성취
1. 수행 완벽주의 : 나는 결코 실패하거나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2. 지각한 완벽주의 : 내가 결점이 있거나 나약하다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3. 성취 중독 : 나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성취, 지력, 재능, 지위, 수입, 외모에 달려 있다.

사랑
4. 인정 중독 :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든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5. 애정 중독 : 사랑받지 않으면 성취감이나 행복을 느낄 수 없다.사랑받지 못하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6. 거절공포 : 상대가 나를 거절하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홀로 남겨진다면 비참하고 가치 없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굴종
7. 비위 맞추기 : 설사 내가 비참해지더라도, 항상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8. 갈등공포 :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결코 싸우거나 말다툼해서는 안 된다.
9. 자기비난 :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모두 내 탓이다.

부담
10. 타인비난 :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모두 상대방 탓이다.
11. 특권의식 : 상대는 항상 내가 바라는 대로 나를 대해야 한다.
12. 진실 :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우울
13. 절망 : 내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내 인생은 결코 행복할 수도, 만족스러울 수도 없다.
14. 무가치함/열등감 : 나는 기본적으로 무가치하고, 결점투성이고, 다른 사람에 비해 열등하다.

불안
15. 감정적 완벽주의 : 나는 항상 행보가고 자신감 넘치고 자제력을 갖춰야 한다.
16. 분노공포증 : 분노는 위험하며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피해야 한다.
17. 감정공포증 : 슬프고, 불안하고, 무능하고, 부럽고, 나약한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된다. 내 감정을 숨겨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
18. 지각한 자기애 : 내가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바라는게 많고, 영악하고, 영향력이 있다.
19. 들불 오류 : 사람들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한다.누군가 나를 깔본다면, 말이 들불처럼 퍼져 모든 사람이 나를 깔보게 될 것이다.
20. 주목 오류 :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은 밝은 스포트라이트 밑에서 행동하는 것과 같다. 능수능란하고 위트 있고 즐거운 인상을 주지 못하면, 그들은 나를 싫어할 것이다.
21. 마술적 사고 : 충분히 고민한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다.

기타
22. 좌절에 대한 인내 결여 : 결코 좌절해서는 안된다. 인생은 항상 쉽게 흘러가야 한다.
23. 슈퍼맨/슈퍼우먼 : 나는 항상 강해야 하고, 약해져서는 안 된다.

5.
나의 사회불안이 과거의 어떤 경험에 기인했다고 해서 과거의 그 경험이 완전한 진실이라고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내가 과거에 책에서 사람은 누구나 30살이면 죽는다, 라는사실을 본 후에 30이 되는 것을 두려워 한다고 하자. 알고보니 그 책에 적혀져 있던 것이 90,이었다면?? 내가 과거에 겪은 일을 나 스스로 나레이션하는 방식에서 나는 상처를 받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를 사회불안으로 이끌었던 과거의 일들에 대해서 내가 스스로에게 나레이션을 다시 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오래 걸리겠지만)

6.
어떤 불안이 나를 압도한다는 것은, 머리속에서 몹시 흔든 콜라병을 한 순간 폭발시키는 것과도 비슷하다. 부엌에서 압력밥솥이 터져버린 느낌이랄까?방의 모든 구석구석으로 밥알이 튀어서 나는 망연자실하고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다. 반추사고에 대한 인터넷 영상을 찾아본 것이 나에게 유용했다. 반추사고가 시작되면 어떤 것이 도움이 되는지?

반추사고를 시작하면 몸을 움직인다, 장소를 바꾼다. 시간을 정해두고 걱정을 한다, 몰두할 수 있는 다른 것으로 주의를 전환한다. 등의 기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멈추게 하기보다는 그 생각을 다른 생각(대안사고)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안사고로 전환하는 방법 1. 보고 듣는 것 바꾸기(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컨텐츠를 볼 것인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자극을 줄 것. 2. 에너지 전환 소모(육체적으로) 3.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질문으로 대체 사고

7.
어쨌든 나는 나 자신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작년 공황장애가 발병한 이후로 나는 나 자신의 머릿속을 뿌리부터 뒤집어서 정돈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중간 중간 계속 나를 힘들게 하는 사건이 생기지만, 내가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것에 대해서  더이상은 부끄럽거나 자기비난하거나, 억지로 숨기려고 하지 않고 있다.그 자체가 커다란 진전이다. 나는 그 불안에서 빨리 벗어나오는 법( 요새는 하루 이상 그 불안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두렵지만 그 불안을 똑바로 보고 붙잡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압도된 순간은 받아들이기 힘들더라도 어쨌든 내가 지금 느끼는 두려움은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진실이 아니라고 나 스스로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과거에도 나는 끊임없이 불안했지만, 불안과 우울과 좋지 않은 객관적인 사실들을 딛고, 직업적, 경제적 성취를 이뤘고,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건강하고 예쁘고 똑똑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압도적인 급성 불안 시기에는 두가지 접근 모두가 필요하다. 대뇌 피질에서 시작되는 불안(인지적 차원의 불안)과 편도체에서 시작되는 불안(보다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불안의 신체적 증세를 유발하는 종류의 불안) 불안의 신체적 증세와, 인지는 서로를 악화시키면서 악순환의 고리(vicious cycle)을 시작시킨다.  인지적인 불안에는 인지행동치료가, 편도체적인 신체증세에 대한 불안에는 명상등의 이완요법이 도움이 도리 수도 있을 것이다. (ACT등의 수용전념치료 등)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결국은 그 두 가지의 문제이다. 바꿀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전념하는 것.

8.
오늘의 나, 그리고 지난 2년간의 나의 삶에 감사한다. 40년간 나의 마음과 육체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 정말 후회없이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나의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나의 "기능"을 수행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공부를 했고, 일을 했고, 연애를 했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최선을 다해서 키웠다. 나의 기분에 관계없이. 오랜 기간 최선을 다했다. 나의 최선은 다행히 세상에서 보답들 거의 받았고, 나에게는 이제 나의 심리적 고통을 돌볼 수 있는 시간과, 자원(책,돈, 공간)이 주어졌다.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나의 마음을 돌볼 수 있다.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도 있고, 좋은 책을 읽고 정리할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하나님꼐 정말 감사하다. 햇빛이 잘 들고, 한강과 남산과 롯데타워가 모두 보이는 나의 넓고 꺠끗한 집에, 늘 나와 함께 있어주는 나의 남편과 엄마에게, 나를 웃게해주고 대화하게 해 주는 나의 동네 친구들의 존재에, 볼 때마다 기쁨 그 자체인 나의 딸들에, 파리 거리풍경을 집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유튜브의 존재에, 유튜브를 크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나의 티비에. 나의 마음을 돌봐준 모든 심리학서적과 심리학자들에게.  수영장과 수영강사님과 수영친구들의 존재에. 나의 예쁜 수영복과, 향이 너무 좋은 나의 바디로션 바디샤워에. 감사합니다.

9.
엄마와 나와, 나의 딸들(특히 첫째)의 성향과 삶을 관찰하는 것은 의미있다. 많은 유전자를 ,특히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세 사람이다.엄마는 도대체 왜 저러지? 첫째는 대체 왜 이러지? 를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나 자신에서 그런 모습들을 관찰하면 너무나 깜짝 놀라게 됨. 엄마를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엄마의 삶에서 절대로 닮고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생각을 끊임없이 반추하고 현재에 머물러있지 않으며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는데. 우울을 유발하는 반추사고. 불안을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판단들. 엄마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이지만 (10대때 폭삭 망해서 갑자기 삶의 질이 떨어짐, 결혼생활 불행함, 등등)그래도 역시나 같이 있는 사람으로썬 괴로웠다. 엄마처럼 될까봐 오랜시간 불안했고, 엄마처럼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순간에 엄마를 꼭 닮은 40살의 나를 발견하고는 이제 어쩌지, 하고 생각했다. 어쨌든, 엄마와 나의 문제를 열심히 분석도 하고 파헤쳐도 보고 명상도 해보고 노력한 끝에 가닥을 붙잡았다고 생각하고. 나의 부모님으로부터의 좋은 유산만 아이에게 물려주고, 나쁜 업식은 물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서 수련중이다.

우리 엄마의 극 장점중 하나는, 나보다도 훨씬 더 컨텐츠들 (영화, 만화, 소설)에 대해서 몰입을 잘 하고 열려 있다는 것.

Posted by 무가당씨

1.

언제나와 같이 벌써, 벌써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서 벌써 2023년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는듯 하다. 1년간 뭘 했나 생각해보면.. 새벽수영을 했지 후후. 2023년 가장 잘한 일 1위에 빛나는 새벽수영이다. 그리고 테니스를 시작하고. ㅈㅇ이 ㅈㅎ를 위해서 여러 모임들도 참석하고 같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알찬 1년이었다. 뿌듯한 1년이었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허무하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허무하다.

 

2.

마음의 사이클은 늘 돌고 돈다. 요새는 또, 나는 뭐든 할 수 있다! 모드가 되었다. 예전에는 이럴 때 사이버대학교에 수강신청을 하거나, 혹은 레지던트를 시작하거나 했었다. 주로 우울에서 빠져나올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나의 무드는 비록 낮은 범위에서 형성되어 있긴 하지만, 경조증의 사이클을 가지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마음에 안드는 비참함에서부터 모든 것이 마음에 들고,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까지. 널을 뛰면서 움직인다.

 

3.

ㅈㅇ 이 소리내는 틱이 사그라들고 눈알 돌리기 틱이 시작되었다.처음 볼때 또 마음이 헉, 하면서 놀랐고, 마음이 아팠고, 안쓰러웠다. 그렇지만 경험적으로 모든 틱이 너무 심해지지 않고, 있어도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지는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는 것을 아니까. 나의 놀란 마음을 진정 시키고, 하던데로, 진정하고, 일상을 살아가자. 

 

4. 

최근 여러가지 임상심리학 공부들 덕에 (여러 심리적 기법들 REBT, CBT, ACT 가 제일 효과가 좋았고, 변증법적 행동치료나 스키마치료는 내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의 증세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나의 자아는 몇 가지 흠집 외에는 근본적으로 단단하게 구조화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 생활에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일상 생활의 불편이라는 것은 나의 감정적인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해서 특정 상황을 피한다거나, 혹은 수행을 하긴 하되 감정의 흔들림에 의해서 집중하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소망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었다. 왜냐하면, 무엇인가를 욕망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떄문이다. 그 행위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되고, 하지 못했을 때 마음의 불편함, 그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 성취하지 못했을 때 내 마음이 실망감 등등을 더이상 감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대로 한 명의 직장인으로 그리고 두 딸의 엄마로써의 소명을 다 하고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보람찬 일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책을 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싶다, 단 한명에라도, 그 한명이 내 딸이더라도,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또 한편으로는 글을 쓰는 것을 제 2의 직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떨칠수가 없다. 

 

내가 노력하지 않고 큰 대가를 원한다면 그것은 도둑놈 심뽀겠지만, 내가 충분히 노력하고, 크지 않은 것을 원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일이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중 하나는, 현재의 모든 상황과 조건을 무시하고, 내가 어떤 꿈을 생생하게 반복적으로 꾼다면 그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 이다. 특히, 요즘같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모든 방식과 접근이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상황에서는.

 

5. 

아이들에게 집중한다고 아이들이 더 잘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내가 눈을 조금 돌려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아이들 생각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내가 할 일 생각을 하자! 아자아자! 아이들에게 집중해야할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집중하자.

 

6. 

내가 과거에 가장 집중하고 열심히 했던 때는, 내가 해야하는 일, 특히 나 혼자 사람들 앞에서 해야하는 일을 해야했던 떄 같다. 예를 들어.. 의국원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거나 하는 때. 혹은 다음날 시험 준비를 해야하는 때? 혹은 보고서 마감을 해야하는 때? 그리고 또.. 어쨌든. 그런 일을 스스로의 자아에게 부여하자. 

 

7.

그리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는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왜냐면 아주아주 오랫동안 이렇게나 긴 일기를 쓰고 있기 때문에. 내가 글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길고 긴 일기를 쓰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말 것. 그리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글을 억지로 지어내고 치장하려고 하지 말 것. 그냥 내 속에서 터져나와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 기록해두지 않으면 못견딜 것 같은 이야기를 지금처럼 하면 되는 것이다.

 

 

Posted by 무가당씨

1.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기록하지 않았다 보통 마음이 조금 힘들때 일기를 많이 적게된다. 아주 큰 일이 터졌을 떄는 적지 못하고, 보통 큰 일을 수습하는 단계에서 일기를 왕창 적는다. 예를들어 과거 전 남친과의 이별? 남편과의 신혼시의 기싸움? 아이가 아팠을 때? 둘째가 태어났을 떄? 코로나 시절? 언니가 아팠을 때? 아이와 나의 동네 적응? 생각해보면 지난 10년간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네. 한동안 일기를 적지 않았다. 그건 어쩌면 내가 처한 상황 (물리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모든 환경들)이 개선되었음을 나타내는 지표인 것도 같다.

2.
오늘 내가 있는 곳은 양재 어딘가의 스타벅스이다. 매장이 정말 좁은데 사람은 많다. 매장이 좁아서 사람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늘 차를 가지고 와서 짧은 시간동안 정신없이 쇼핑을 하고 차를 몰고 갔던 곳인데. 이렇게 이 주변을 걷거나 맴돈 것은 정말 오랫만이다. 양재 ㅋㅅㅌㅋ에서 단호박 스프와 피자 한조각을 먹고 저렴이 패딩 몇 벌도 샀다. 패딩 조끼 한벌과 골프용 패딩 콤비잠바. 합쳐도 십만원 정도의 돈으로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음에 감사. 어린 시절에. 차도 없고 따뜻한 옷을 살 돈도 없을 떄에는 겨울이 정말 무서웠다. 추웠는데. 그런데도 나는 참 잘 돌아다녔다. 남자친구들과.. 나는 늘 지난 시간이 그립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데. 가끔 정말 가끔 일년에 하루 이틀 정도 돌아가고 싶은 날들이 있다. 그시절의 그 시간이 그리운 그런 날들.

3.
어제 오늘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많다. 어제 신규로 온 간호사가 실수를 해서 첫번째 사업장에서 원활하지 않았고, 또 시간도 중간에 뜨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오늘은 사업장이 두개밖에 없는데 중간 시간이 너무 많이 빈다. 지금으로부터도 한시간 반 정도나 남았다. 오랫만에 이런 저런 볼일을 보는 시간이다. 멍하게 카페에 앉아서 마음을 놓고, 넋을 놓고 음료를 마시고 있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은 기분인데 스타벅스 라뗴는 왠지 자꾸 꺼려지는 마음이 든다. 그래도 늘 스벅이 제일 편하다. 어디든 스벅을 제일 먼저 찾게된다.마음 편하게 오래 앉아있을 수도 있고, 핸드폰 배터리 충전도 어쨌든 스벅이 제일 편하다. 신규 간호사랑 최대한 조금 멀리 지내면 하는 마음이 든다.

4.
비오는 날은 삭신이 쑤신다. 운동을 시작한 후에는 조금 낫다. 내 몸에 감사한다. 운동할 수 있고, 걸어다닐 수 있고, 보고 듣고 느끼고 행복해하고 즐거워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다. 내 삶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나의 삶, 나의 몸, 나의 마음, 내가 가진 집,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커피, 수영, 수영과 관련된 모든 것들. 매일 샤워할 수 있는 장소와 여유와 시간이 있다는 것 (이거 얼마나 귀한지 몰라). 평화로운 내 나라. 내가 살고 있는 마을. 누구보다 나와 잘 맞는 내남편. 세상귀한 내 두 딸들. 밝고 건강하고 사랑스럽고 다하는 내 딸 두명.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돈. 내가 읽을 수 있는 수많은 책들. 그리고...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가가다 감사한 문명의 선물 중 하나인 타이레놀을 입에 넣었다. 나는 진통제 매니아이다. 진통제와 운동 그리고 스트레칭. 타이레놀은 일주일에 두 알정도 안 먹을 이유가 없다.

5.
수영복을 여러벌 샀는데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옆구리쪽에 호빵같이 살이 튀어나와서 못 입는다. 나는 현재 나의 미모와 몸 모두가 마음에 드는데.(화장을 다시 시작하고 운동으로 군살이 조금 빠졌다.) 수영복 핏은 다르다. 요새 테니스도 하고 발레필라테스도 한다. 쉬엄쉬엄한다. 테니스는 조금 더 빡세게 하고 있어서 미친듯이 동선을 고민하고 있다. 어떤 동선이 좋을까. 테니스 영상을 보고 자세를 따라하고, 레슨 동선을 고민하고 연습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지금이 예전에 수영에 미쳣을 때와 매우 흡사하다. 어제는 상담을 하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현장직 개저씨가 떡하니 다리를 벌리고 담배쩐 냄새를 풍기며 대화를 하고 있는데, 말을 오래 섞기가 정말 싫어서 건성으로 상담을 했다.그런데 운동을 테니스를 꾸준히 한다길래 순간 그 아저씨가 달리보이는 신비한 경험. 그 아저씨는 그냥 거기에 있었는데 내 마음은 그렇게 변하네. 테니스를 잘 친다는 이유로 반한 것은 또 한번. 십 몇년전 우리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시간 참 빠르다.그렇게 10년이 그냥 지나갔네. 그래도 자식 키워놓은 것을 보면 뿌듯하다. 내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은 것 같아서. 자식은 그런거다.

6.
ㅈㅇ 이에 대해서 말하자면 , 여전히 가끔 불안해하고 여전히 가끔 친구들과 비걱 거리지만 그 누구만큼이나 행복한 초딩으로써의 삶을 만끽중이다. 결국 그게 맞았다. 그녀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었고, 문제가 있다고 해도 일시적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라면서 해소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문제는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 였을 뿐. 그래도 결국 내가 쥰이를 사랑해서 그런 것이었으니까.

7.
요새 ㅈㅎ가 아주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다. 매순간 숨쉬듯 예쁘고 사랑스럽다. 막내는 막내인가 보다. 뭔가 저질러 놓고 아빠가 잔소리할까 눈치보던 나와 ㅈㅇㅇ인데, 막내는 뭘 저질러도 남편이 너그럽다. ㅈㅎ를 임신하고 걱정스레 이야기하던 남편이 생각나네. 자기가 과연 우리 ㅈㅇ 이만큼 둘째를 예뻐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다. 남편 인생의 사랑이 둘째처럼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나는 요새도 십자가에 못박힌 것 마냥 양쪽에 우리 첫째 둘째를 안고 잠이든다. 그건 엄마의 특권이다. 아이들 둘 냄새를 맡고 잠이 다는 요즈음. 예전과 달리 중간에 깨지도 않는다. 행복하고 또 행복하다.

8.
지난 일요일에 진짜 오랫만에 편두통 어택이 왔었다. 확실히 심리적인 것의 영향이 있다. 그 전날 ㅈㅇ 이가 불안을 호소해서 아침에 나도 조금 불안했었다. 예전 정신과 의사는 편두통이 있으면 패닉어택도 더 잘 온다고. 패닉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편두통을 잘 조절하라고 했다. 그는 패닉은 어쨌든 별 일 아니라고. 패닉 어택이 올 때마다 자낙스로 조절해가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내 경우에는.. 자낙스를 먹는 것 자체가 패닉으로부터 지속해서 도망(회피)다닌다는 느낌이 들었기 떄문에 패닉에 대한 비시어스 사이클을 악화시켰다. 정말 필요하면 SSRI와 자낙스를 복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경우에는 인지행동치료가 크게 도움이 되어서 이제는 심지어 약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이다. 편두통 어택이 오면 하루가 망그러진 느낌이 들지만

9.
방금 눈앞에 wnbf korea라는 타셔츠를 이 ㅂ은 산발을 한 어떤 근육질의 남자가 앞을 지나갔다. 굉장히 비현실적인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있었다. 노란색 긴머리를 한 남자여서 평소에는 눈도 안마주치고 피하려고 했겠는데, 엉덩이 근육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네. 궁뎅이에 사과를 하나씩 넣고 다니는 수준이다 사자나 치타같은 동물을 보는 것 같다. 어떤 유명한 사람일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워낙 사람들을 잘 몰라서. 맨날 남편이 누군가가 지나간 다음에 봤어/ 그러는 수준이다. 저 사람 .. 였잖아! 이런식으로. 나는 다 잘 모르겠다. 어쩄든  사람의 몸이 더 보고싶고 예쁘다는 생각을 한 것은 몇 년전 제약회사 행사에서 진행을 하던 키큰 언니의 가슴을 본 이후로는 최초인 것 같다. 마치 홀복같이 가슴의 반 정도가 보이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는데, 가슴이 정말 통실하고 너무 예뻐서, 순수하게, 인간의 몸의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감탄했던 기억.

10.
비오는 날에는 카펜터스를 듣는다. 스산함이 한결 가시고 따뜻한 기분이 들면서도 왠지 센치해지는 마음은 그대로이다.

11.
심리학 전공서적은 여전히 파고 있긴 한데 이전보다는 덜 열심히 파고 있다. 임상 심리치료의 큼직한 줄기들과 가지들은 얼추 훑긴 했다. 기적같이 느껴지던 CBT 인지행동치료 (특히 공황장애와 사회불안장애의..)부터 시작해서, REBT(합리적 정서행동치료), DBT(dialectical behavial therapy, 변증법적 행동치료), 스키마 치료, ACT (accetance and commitment therapy수용전념치료 )까지 대중서 한권과 전공서 한권씩을 읽어온 것 같다. 요새는 돌고 돌아서 다시 마음챙김 기법을 기반으로 한 수용전념 치료에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내게 적용해서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는 것이 신기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늘얘기하는 공황발작 문 앞에서 읽었던 책의 기적)

Posted by 무가당씨

1.
우리 삶의 시나리오는 대체로 우리가 작성하게 된다. 내가 누구에게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선호와 성격을 지니고 태어나는 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무슨 삶을 살게 될지, 그러하고 싶은지에 대한 끊임없는 시나리오를 쓰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좌파들을 한심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쓸데없는 망상을 하고,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을 꿈꾸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들의 어이없는 망상이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시나리오든지, 그 자체가 가지는 힘이 있다. 실현되고자 하는 힘. 이미 어딘가의 평행우주에 존재하고 있는 시나리오가, 내가 가 시나리오를 떠올림으로써 나의 현실이 되는 것이다.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2.
나의 삶에 대해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내가 꿈꾸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서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꼭 재미있으려고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써서 세상에 던져두면, 그것을 어떤 사람들은 읽고, 어떤 사람들은 무시하지 않을까. "재미있는"이야기를 쓸 필요는 없다.

3.
내가 과거에 간절히 꿈꾼다, 고 생각했던 것들은 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왜였을까? 예를 들어 ㅈㅇ이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나의 본가를 탈출하고 사는 것은?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진짜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난 막연히 다른 것, 을 꿈꾸었던 것 같다. 자유롭게 사는 것? 더 일에 올인하는 것?  아무것도 결정 내리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 뿐이지. 막연히 나는 더 상승혼을 해야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아이들을 고민없이 국제학교나 유학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재력, 혹은 조금 더 넓은 아파트로 고민없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의 재력..? 호텔 피트니스에 등록할 수 있을 정도의 재력? 스키나 여행을 더 고민없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재력?) 그런 재력을 가졌으면서도 안정감이 있고 대화가 잘 통화면서 내가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결국 난 그정도의 그릇인 것이다. 내 돈을 가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


3.
자연과학과 우리의 삶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자연과학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과 우리의 삶을 "잘"사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과거에는 있다고 생각했다. 물리학의 법칙과, 화학의 법칙, 그리고 삶의 법칙 (경제, 인간관계, 심리 등)이 연관되어 있다고,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수학과 물리의 법칙이 우리의 삶과.. 미분과 적분과 나의 삶이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다.어쩌면 그럴수 있지. 근데 살다보니 평범한 여자의 삶과 자연과학을 하는 여자의 삶은 너무 다른 느낌이라서.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생각해보면 근 40년간을 일반적(?!)인 여자들의 삶과 다른 삶을 살아오다가 처음으로 딥, 한 관계를 갖고 살게 된 것이었는데.  내가 관찰한 여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무리를 지어서 무엇인가를 (비효율적으로)하거나, 대화를 나눔으로써 즐거움을 느낀다. 내가 본 여자 과학자들은 .. 보통 혼자서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고, 협업을 하거나 학회를 참석하고.. 등.을 하지. 그 댓가로 그녀들은 사회적인 지위와 명예를 얻는다. 성취와 창조의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또 하나의 보답이겠지. 그런데 그렇지 않은 일반 엄마들의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굳이 공부를 열심히 시켜야 하나. 사회성 하나로도 먹고 사는 것 같다. 는 생각을 또 해보기도 한다. 내가 제일 애매한 것 같기도 하다.어딘가에 소속되어서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크게 성취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 다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뿐인데.

4.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정말 재미있는 일이긴 한데. 난 이제 좀 혼자 있음으로써 느끼는 성취감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는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있으니까 나도 더이상 엄마들 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 난 결국 어디에도 깊이 개입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나나 ㅈㅇ 이나 비슷하다. 이런 특성이 날 외롭게도 만들었지만 내가 가진 작은 성취가 또 그러한 방식으로 얻어진 것이기도 하다. 일단, 나 자신을 긍정하는 것 : 혼자 뭔가를, 타임리밋을 결정하고 하자. 책을 써야 하는가? 응, 써야 한다. 어떤 강제성을 나 스스로에게 부여하자. 나는 숙제가 주어지면 꼭 해내는 사람이니까. 의미없는 움직임들이 뭉쳐서 무엇인가가 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나 자신에게 강제성을 띈 숙제를 부여하고 그걸 해내자. 그것을 하기 싫은 이유 1. 어떤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괴롭다는 사실을 포함한다. 2. 내가 그 목표에 대해서 강박을 띌까봐 (해내지 못하면 괴롭고 해야만 한다고 느낀다. 1과 비슷함 3. 해내지 못한 나 자신에게 실망할까봐 4. 결과물이 나와도 반응이 없을까봐. 5. 그걸 할 시간에 더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지만 시도도 안하고 늘 꿈만 꾸고 있는 것 보다는 당연히 죽이되든 밥이되든 뭔가를 하나 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그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호랑이가 되려고 애쓰면 고양이 비슷한 것이라도 될 수 없다. 나의 손이 해내는 일이다. 나의 손가락과 무의식을 한번 믿어보자.

5.
빛나던 시절을 너무 많이 잊어버렸는데. 그를 떠올리면 늦게 나온 오프때 그 아이가 데려가던 길이 기억난다. 도대체 어느길인지 이제는 찾을수가 없다.자하문 터널 옆의 길이었떤 것 같기도 하고. 청와대 근처의 오르막차로였다는 것 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드라이브하기 좋은 남산의 어느 길이었다.  당직이 끝나고 같이 병원에서 나와서 조금만 차를 몰고 올라가면 인적이 없는 산길이 나왔다. 그 산질 차로 변에 차를 세워뒀다. 가로등도 별로 없는 길이었다. 십분남짓 차를 달렸을 뿐인데도 꽤 높은 곳에서 서울 도심의 불빛이 환하게 보였다. 보석같이. 잠이 모자라서 몽롱한 기분에 비현실적인 느낌이 합쳐져서 그 곳에서 가만히 서로의 어깨를 마주하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온몸을 감쌌다. 어쩌면 둘다 곧 병원에 들어가야 해서 수술복을 입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디테일은 생략되어 있다. 다만 그와 함께였다는 것. 그리고 잠시나마 고단한 현실을 잊을 수 있다는 것만이 좋았다. 그 곳에서 담배를 한대 피웠으면 더 좋았으리라. 그는 내가 흡연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그에 대한 나의 부비트랩이었다. 알아채고 뭐라 한 마디라도 해 주길 바랐건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그떄 안달이 나 있었다.  그가 내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지 말껄. 그냥 그 시절, 아무것도 위안할 것이 없던 시절에, 모든 것이 너무 암울해서 뭐라도 한 줄의 희망과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에. 나에게 많은 기쁨을 주었던 것을 감사해햘껄. 이제는 그걸 알겠다. 왜 그떄 그렇게 그를 괴롭혔을까. 나의 감정을 그더러 책임지라고 하는 건 너무 심했다. 그 정도의 그릇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그 역시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와 내가 서로 끌렸던 까닭은 서로의 결핍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둘다 행복하고 안정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가정을 가졌었고, 그 사실은 나중에 알았지만 아마 우린 서로 그것을 알아보았을 것이다. 어쨌든, 그 길이

그와 함께 ktx를 보고 보러갔던 부산 해운대도 기억이 난다. 양떼 목장에 갔던 기억도 난다. 그가 내게 사줬던 옷이나 목걸이 같은 것들도. 제주도로 보냈던 가방도.

Posted by 무가당씨

1.
오늘은 좀 미친(?) 하루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새벽수영 갔다가 집에와서 애들 둘 정신없이 숙제해서 보내고, 운동복 입고 코스트코 갔다가 바로 테니스치러 갔다가 2학년 엄마들 만나고는 ㅈㅇ이 발표 숙제 준비해서 대치동행. 정신이 하나도 없네. 그래도 .. 보람있는 하루이긴 하다.

2.
한가지 고민해야 할 점은, 내가 과연 내 삶을 본질적인 것으로 채우고 있는지? 내가 정말로 삶에서 바라는 것이 과연 이것인지는 조금 따져봐야 한다.
근데 삶이 뭐 별게 없다고 생각하고, 삶을 즐거운 것? 으로 채우려면 타인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것, 타인과 공놀이를 하는 것. 이런 것들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삶이 꼭 구도와 자기수행의 연속이어야 하냐면.. 별로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이런 것(운동, 게임, 수다, 아이 라이드)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도 나의 특권이다. 솔직히 행복하다.

3.
요새 여러가지 인지행동치료 분야의 책들을 동시독 하면서 돌려 읽고 있다. 인지행동 자가치료라고도 하고 나의 마음수행이라고도 하고.. 하는 어떤 일련의 과정을 시작하면서 내가 늘 고민했던 것은 무엇이 바른 생각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것은 법륜의 말처럼 바르지 않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인것 같다.바르지 않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바르지 않은 생각이 바로 인지 오류들이다. 내가 1초에 한번씩, 혹은 0.5초에 한번씩 하는 수 없이 많은 생각들 중에서 오류인 것들을 걸러내면 그것이 바른 생각이고, 또한 나의 많은 배경지식들, 나의 많은 상식들 중에서 과학이 아닌 것들을 걸러내면 그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 논리적 추론의 배경이되는 많은 명제들은 일단, 과학에 기초해있어야 한다. 또한 그러한 과학에 기초한 나의 추론도 옳아야 한다.

4.
인간이 어떻게 오류없이 살겠는가? 하나도 괴롭지 않은 삶이 있다면 그 것이 사람의 삶일까?그런 사람이 어떤 향기를 가지고 있을 것인가? 나는 지금도 충분히 무취하며 몰취향한 사람인데, 여기서 나라는 사람 없이 백퍼센트 옳은 판단과 생각만 하겠다고 생각하면 그 것 자체가 거대한 인지오류이다.

5.
내가 걸러내야 하는 가장 큰 오류는 현재 나를 괴롭게 하는 생각들, 이다.  무엇이 나를 괴롭게 하는지 알아내려면, 사람들 사이로 뛰어 들어야 한다.

6.
다시 돌아가서,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또 나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을 이해하기 위해서 내가 찾은 것은 호모 사피엔스에 대한 연구였다. 인간의 안으로부터 비롯된 인문학적 연구들은 내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언젠가는, 다시 태어나면 그러한 접근을 이해할 수도 있을까? 나에게는 자연과학만이 유일한 과학인 것 같다.

7.
인간 존재의 일반적 특성과, 나만의 특유한 사고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 내가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나의 존재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 나의 삶에서 거의 유일한 목표인 것만 같다. 변증법적으로.

Posted by 무가당씨

1.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이다. 11일에는 내 생일이었고, 월금 쭈니 라이드를 하고 화목 출근을 하고나니 한 주일이 다 갔네. 이번주의 새로운 경험은 지난 일요일에 핫한 버거집 (ㅍㅇㅂㄱㅇㅈ?) 에 다녀오고 오늘은 핫한 베이글집 (ㄹㄷ ㅂㅇㄱ ㅁㅈㅇ)을 다녀왔다는점? 나름 정력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나? 그리고 ㅈㅎ 수학학원을 새롭게 대기하고 또.. 금요일에 유아체육을 새로 넣었다는 점. ㅈㅎ가 좋아하겠다. ㄹㄷ ㅂㅇㄱ ㅁㅈㅇ은 당연히 맛이 있었다. (없으면 큰일 날듯) 아. 11일에는 엄마랑 같이 장어덮밥집 (ㅎㅁ ㅈㅅㅈ)을 다녀왔었구나. 잘먹고 잘 살고 다니는데도 살은 조금 빠졌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 5시부터 (나는 새벽 수영을 가야하니까) 오후 1시까지 6시간 먹고 18시간 단식 하고 있다. 행복해.. 넘나 행복하다.  

2.
반전업주부? 파트타이머?의 삶을 살고있다. 다르 일로 나의 커리어의 반쪽을 채우더라도 ㅇㅅ로써 풀타임으로 일하고 싶지는 않다. 애시당초 나는 소명의식이 조금 부족한 듯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어 보이는 것들을 포기하지 못하겠다. 나도 조금 살아야지.

3.
나에게 가성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노성비이다. 노력대비 성과..? 돈도 돈이지만 에너지에 있어서도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다. 그러고 보면 중고등학교 6년 빠짝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가 된다는 것은 얼마나 노성비있는 삶인 것인가. 그후 10년도 많이 애쓰면서 살긴 했지만 힘들지만은 않았고 인생에서 꼭 한번은 해봄직한 경험이었다. 재미있고도 보람찬 수련을 끝낸 후에는 .. 선택하면 된다. 나의 이 라이센스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나는 선택한 것 뿐이다. 엄마로써의 삶.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4.
아 화요일에는 친구가 개원한 병원에 화분을 들고 찾아갔다. 과거 나의 진료실이 생각났다. 언젠가는 나도 개원을 해야할까? 막연히 언젠가는.. 이라는 생각만 들지 가까운 미래에 내가 개원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의 일들이 마음에 쓰여서인 것이 첫번째, 두번째는 나의 편안한 생활 (운동하고 살림하고 사교생활하는)에 익숙해져서 일 수 있다.

5.
위에 적은대로 잘 먹고 잘 놀았는데도 살이 약간 빠졌다. 어제는 아침에 60.7 kg 였는데 오늘 아침엔 61kg 였다. 다음 주중엔 열심히 해서 앞자리 5를 꼭 보고싶다. 주의할 점 첫번째는 주말에 단식을 잘 지키는 것이고 (이건 일요일에 친구들 생일파티가 있어서 지키기 쉬울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내가 조금 덜 먹는 경향이 있더라. 요새 좋은 사이클은 저녁에는 배고프고 에너지가 없어서 그냥 일찍 누워서 자 버리는 것. 일찍 누워서 자 버리니 새벽에 일찎 눈이 떠진다. 새벽수영을 하고,  오전중에 부지런히 이것저것 먹는다. 오전에만 먹을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맛있는 것을 먹는다. 한식은 맛있는데 제일 많이 먹게되고, 살도 제일 많이 찐다. 나 혼자 먹을 때에는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는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먹어야 하면 맛있는 것을 찾아서 먹는다.한끼한끼가 얼마나 소중한지.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하면 더 많이 빠지려나 모르겠지만 왠지. 그러고 싶지 않다. 내가 오래 할 수 있는 것, 폭발하지 않을만한 것을 먹고 싶다.

6.
한참 열을 내 가면서 여러 인지행동치료 관련 책을 읽었다. 공황장애, 사회불안증, 그리고 비만의 인지행동치료. 나는 뿌리부터 개선이 필요한 정도의 정신건강은 아니기 때문에 (방금 정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자신이 없는거야?나보다 정서적 인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도 많진 않다고!) 스키마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변증법적 행동치료 역시. 그렇지만 스키마치료와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개념을 알아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나의 "수행'에 필요한 일인 것 같다.

7.
ㅂㄹ 스님은 수행이란 나 스스로 나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 이라고 했다. 정말 급할 때 병원을 찾아가는 것은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ㄱㅎㅈㅇ를 앓은 초기에 정확하게 이것이 ㄱㅎㅈㅇ 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치료를 시작해서 단기간 약물치료후 이렇게 호전된 것은 정말이지 축복이다.

Posted by 무가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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