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름 알찬 연말연시였다. 2022년 연말은 하도 여러모로 우울해서 별 것 없이 잤는데, 2023년은 너무 만족스러운 한 해였어서 그냥 흘려보내기 힘들어 가족들끼리 외식도 하고 , 연말 결산도 하고, 남편이랑 카운트다운이랑 불꽃놀이도 같이 보고, 양가에 전화도 마지막날, 새해에 다 따로 드리고. 그랬다. 바라옵건데는 2024년도 더더 쭉쭉 나아가는 한해가 되길. break through. 한번은 퀀텀점프를 해야한다. 충분한 에너지가 비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단계 더 뛰어넘는 한 해가 되자.

2.
작년 말에 친구들을 만나면서 공황? 까지는 아니고 약간 어지러운 불안의 신체증상이 있었다. 과거에는 이러한 증세가 공황으로 진행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밟아왔었다. 지금은 조금 다른 것이,  공황에 이르는 악순환의 중요한 요인이, 불안에 대한 공포, 신체증세에 대한 공포 등등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두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자동화된 원시뇌가 불안이 떠오르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할 수 있다. 나의  완벽주의는 이 상황을 힘들어 한다. 내가 완벽하게 불안을 느끼지 않는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내가 불안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 증세가 공황으로 진행되면 어떻게 하지? 하고 두려워 하는 나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공황은 편두통이랑 비슷한 거야. 그냥 죽을 것 처럼 두려운 증세가 왔다가, 두려움을 느끼는 교감신경이 진정되고 신경화학물질이 분해되고 부교감신경이 곧 작동하면, 사라지는 거지.  공황이 발생한다고 해서 내가 사회적으로 곤란을 느끼거나 제 기능을 못하거나 창피를 당하는 일은, 지금까지도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꺼야. 나는 시야가 사라지는 조짐 편두통을 가지고도 잘 살았고, 또 여러 불편함을 가지고도 잘 살았지. 공황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전혀 없다.

3.
공황장애는 뇌의 두 가지 차원에서 진행이 된다. 인지적 차원 (대뇌 피질 기원)과 본능적 차원(편도체 기원)의 불안이다. 불안의 3요소, 신체증상, 불안한 느낌,  사고 중에서 불안한 느낌은 편도 기원이고, 불안에 대한 사고는 인지적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편도 기반의 불안을 다스리려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잠을 잘 자야 한다. 이완요법 (호흡기법과 긴장-이완요법)은 모두 편도기원의 불안을 완화시킨다. 가장 강력하게 편도기반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노출"이다. 나의 경우에는 친구를 만나서 대화를 한참 나누다가 느끼는 현기증에 나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나쁜 일이 생기지 않는 다는 것을 꺠달으면 된다.

4.
이렇게나 참..
"믿음"과 "저지르는 것(노출)"이 중요하다니.
논리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접근도 필요하고,
두려워 하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부딛혀서 긍정적인 경험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해야할 것.
"믿음" 과 "합리적인 사고"와 "노출"

피해야 할 것
"회피" 와 "비합리적인 사고" 와 "미신적 물건, 안전 신호, 주의분산, 안전행동"

객관적 자기관찰이 중요함.
그리고 내가 느끼는 불안이 실체가 없으며 공황은 100퍼센트 안전하다. 는 것을 이해하는 것.
그러면 나는 쫄보지만, 어쩌면 공황발작을 편두통처럼 가끔 , 분기에 한번씩 경험하며 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그리고, 사실은 공황 발작이 많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5.
어제 ㅈㅇ이 친구 ㄷㅇ 이가 우리집에 와서 놀았다.
참 신기하다.
작년도 ㅈㅇ 이고 올해도 ㅈㅇ 인데 .. 왜.. 올해는 ㅈㅇ 이가 이렇게 잘 지내는지?
그저 우연같은 것인가보다.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이 사회성 기르는 방법은 어쨌든 사람들 사이에서 구르고 경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보았는데
진짜 그게 효과가 있었던지..
나는 내 떨어지는 사회성이 평생 커버되지 않을꺼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사람들을 무서워하고 도망다니고만 살았던 것 같다.
경한 수준의 사회불안증이 있었는데 그걸 그냥 그 상태로 적절히(?) 회피하며 살았던 거지.

딸도 나같은 사회불안증을 겪을까봐 작년에 그 수모를 겪으면서도 구르고 꺠지도록 끌고 다녔는데
다행히 여러모로 .. 많이 좋아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함.

6
현상은 똑같은데 누군가는 그에 대해서 불안해 하고 누군가는 불안이 1도 없다.
불안은 떄로 수행에 도움을 준다.
그것이 내가 나 자신의 재앙화사고, 속단하기 등을 합리화하고 살아온 이유였지만,
두려움을 연료로 한 서위는 달콤하지도 않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믿음, 믿음을 기반으로 한 노력이 필요하다.


Posted by 무가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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