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일기
1.
오늘은 별 두개 정도의 날?
2.
내가 지난주 금요일 -> 오늘(이번주 월요일)에 걸쳐 깨닫고 시행한 몇 가지 중요한 실천과 성공의 기억이 있어서 그 것을 기록해두려고 한다.
3.
시작은 지난주 금요일 ㅈㅇ 이와 ㅈㅇ를 데리고 같이 ㅈㅇ 이가 가고싶어하던 ㄹㄷㅇㄷ ㅁㅅㅂㅁㄱ에 가서 잠깐 만들기 체험을 시켜주자고 내가 제안했고, ㅈㅇ 엄마가 동의한 일이다.
ㅈㅇ 엄마가 처음에 같이 가겠다고 했다가 급한 상담이 생겨서 같이 못가겠다고 했고, 나는 정말 흔쾌히 ㅈㅇ 를 데리고 갔다.
그런데 자꾸 ㅈㅇ 엄마가 약속을 취소했다가 다시 간다고 했다가 왠지 가기를 망설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체크 포인트1. 상대방의 마음을 "속단" 했다)
상대방은 내가 데리고 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나? 내가 지금 눈치 없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호의를 베풀고 있고 상대방은 거절하지 못해 끌려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센스있게(?) 먼저 포기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단계에서 정신을 차려서
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으면 말로 거절을 했겠지. 말로 하지 않은 거절은 거절이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고 처음의 내 계획을 수정하지 않았다
(작은 성공1. 타인의 눈치를 보고 나의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거나 수정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데리고 체험이 마무리될 무렵 ㅈㅇ 엄마가 도착했고, 영어학원 시간이 급해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밥도 빨리 먹어야 한다고 아이들을 재촉하고 나에게도 빨리 가자고 이야기 했다.
식사를 권해도 먹지 않으며(저는 탄수화물 섭취를 많이 하지 않아서요) 서두는 모습만 보였다.
그때 내게 들었던 생각. 평생 자동화 반응으로 나와왔으며 날 괴롭혔던 무의식적인 생각들이다.
-왜 기분이 안좋아 보이지? 오기 싫었는데 내가 무리해서 오자 그러고 간접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밝혔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속행해서 지금 수동적 공격으로 나에게 화를 내는 건가? (속단하기, 추측하기)
-ㅈㅇ 이가 ㅈㅇ와 함께 있는 동안 뭔가 행동을 바르지 않게 해서 ㅈㅇ 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나? 그래서 거리를 두려고 이런 행동을 하나? (원인을 나에게 두는 행동, 열등감, 눈치보기)
- 왜 나는 인간관계가 다 이모양이지?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서 결국 떠나는 것을 보면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난 것이 틀림없다 (재앙화 사고)
-왜 이 사람은 내가 제안하고 제공한 선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내게 고마워하지도 않는 거지?(타인의 마음을 추측하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급히 위축되는 태도, 칼자루를 상대방에게 주는 행동)
그리고 두근거리고, 급격히 우울해지며, 위축되는 나 자신의 모습이 느껴지자, 수치심이 느껴지며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저 도망가고만 싶었다.
그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잘 한 것은, 그 감정들이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또 놓아주면서, 어쨌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서둘러서 밥을 먹고, ㅈㅇ와 엄마를 내려주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위에 서술한 생각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을 관찰하고, 또 놓아주기를 반복했다. 딸의 ㅈㅇ 와의 관계도, 그리고 ㅈㅇ 엄마와의 관계도 이제 마지막일수 있고, 그래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도 했다. 다르생각도 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가졌던 그것은 그녀의 생각이지 나의 생각은 아니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 않겠다. 하는 생각들..
4.
오늘 아침엔 ㅈㅇ 엄마에게 아무렇지 않게 문자가 왔다.
빌린 책을 가져다주러 잠시 들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고, 나와 담소를 조금 나누다가 갔다.
결국 그녀의 행동은 정말로 그냥, 시간이 급해서 서둘렀던 행동, 그 행동 자체가 가지고 있는 것 밖에는 없었고, 언젠가 그녀와 그녀의 딸의 관계가 우리와 자연스레 끊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닌것 같다.
모든 것들이 내 머리속에서 일어났던, 내가 흔히 펼쳐보던 시나리오일뿐이었다. 내 삶에서 많은 시간 반복되었던 패턴인.
5.
이 패턴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초6, 고등을 거치며 늘 비슷한 느낌, 배척받고 거절당하는 느낌을 가져왔는데 가장 절정은 대학교 입학에서부터 시작되어 여름방학 동아리 연극때 절정에 달했었다.
왠지 그럴것 같은 불길한 느낌에서 시작되어서 실제로 그런 사건으로 끝나며 강화되는..
6.
그 모습을 내 딸에게서 발견할까봐, 또 나 자신이 반복할 때 마다 나는 진저리가쳐져지는 것이다.
7.
내가 너무 잘 했던 것은
머리속에 떠오르던 그 생각에 잠식당하지 않았던 것.
그 생각들로부터 도망가려고 하지도 않고(회피: ㅈㅇ 엄마한테 연락이 오면 씹고 도망가자. 나는 혼자여도 괜찮다), 싸우려고도 하지 않고(과도한 보상:굽실거리면서 더 연락하고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 좋아한다는 확신을 듣고 싶어한다), 굴복 하려고도하지 않았다.
그냥 그 생각이 내 머리속에서 자동적으로 펼쳐지는 하나의 시나리오라는 것은 인식하고, 다른 상황이 펼쳐지기 전까지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시나리오(아이들은 좋은 친구들이며 우리는 괜찮은 관계의 엄마들이다)를 어쨌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8.
믿는대로 된다.
내가 믿는 시나리오대로 대체로의 상황은 펼쳐진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만약 내가 믿는대로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으면
그건 신이 나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조금 더디 이뤄지거나
더 좋은 것을 가져다 주시려고 이렇게 되나보다.
기꺼이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자.
그리고 기다리자, 는 믿음.
9.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오래 잊지못한 meaningful한 경험
내 머릿속의 목소리,에게 압도당해서 공포에 떨지 않고, 공존하며 침착하게 상황을 넘어간.. 그런 경험.